“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반칙.. 이념보다 교육자적 양심 찾아야”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반칙.. 이념보다 교육자적 양심 찾아야”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6.17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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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사고 평가 불복종 선언한 김철경 서울동성고 교장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발표를 앞두고 서울지역 자사고교장연합회가 수용할 수 없는 평가 결과가 나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강경 입장을 발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서울시자사고교장연합회(자교연)는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자사고 교장들은 “수용할 수 없는 평가 결과가 나온다면 즉각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평가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청 등 모든 법적 대응은 물론 교육의 자율과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학부모, 관련 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항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교연 회장을 맡고 있는 김철경 동성고 교장은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절차와 방법에서 공정성을 잃은 반칙이라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뀔때마다 오락가락 하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반칙으로 규정, 불복종을 선언한 김철경 동성고교장(앞줄 가운데)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반칙으로 규정, 불복종을 선언한 김철경 동성고교장(앞줄 가운데)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반칙으로 규정, 불복종을 선언한 김철경 동성고교장(앞줄 가운데)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재지정 평가 불복 입장을 밝혔는데.

“교육청이 약속을 안 지켰다. 우리가 재지정 평가를 수용하고 감사도 받아들인 것은 공정한 평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소한 감사 지적사항도 모든 교직원의 잘못으로 몰아붙여 감점을 늘리는가 하면 평가기준과 지표를 수정하겠다는 약속도 안지킨다. 한마디로 반칙이다. 근본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 못한다.”

- 재지정 평가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가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재지정 평가전에 조희연 교육감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교육감은 공정하게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말한 공정과 우리가 보고 경험한 공정은 달랐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번 평가를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가?

“평가란 잘한 것은 격려하고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권고하고 시정을 요구,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교육청의 평가는 자꾸만 자사고를 깎아내리는데 열을 올린다. 자사고 죽이기 평가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사소한 실수까지 죄가 끌어모아 문제가 많은 것처럼 키워 감점 먹인다. 이런 먼지털이식 감사라면 대한민국 고등학교 중 살아남을 학교는 아무데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그동안 공교육의 틀 안에서 열심히 아이들 가르친 죄 밖에 없다.”

- 보도자료에서 조 교육감의 교육자적 양심을 촉구했는데.

“개인적인 부분이라 지금은 언급하기 곤란하다.”

- 교육청이 자사고를 지정취소하면 혼란이 클 텐데.

“아마 그 점을 노리는 것 같다. 만약 지정취소 결론이 나면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교육계에 큰 소용돌이가 일 것이다. 그러면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불안해 할 것이고 자사고 지원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자연스레 자사고를 고사 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거 같다.”

- 발표는 언제쯤 할 것으로 보나.
“아마 7월 5일 전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기말고사 시기인데다 학기말이어서 학교도 학부모도 대응하기 어려운 취약시기다. 교육청이 이즈음 기습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 법적 대응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개별학교 법인이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다. 공통적인 사안이 생기면 자교연 차원에서 감사원 등에 질의할 계획이다.”

- 자사고로 조용할 날이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다양한 형태의 고등학교가 있지만 이 정부는 자사고와 사립외고 두 개만 흔들어 댄다. 우리더러 수직적 다양화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놨다. 자신들의 추구하는 수평적 다양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는데 특정 이데올로기에 집착,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큰 틀에서 교육을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 자사고 교장으로서 착잡할거 같다. 지금 심경은.
“솔직히 자괴감이 크다. 자율성도 다 빼앗긴 상태에서 교육당국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되고 보니 교장을 왜 했나 후회스럴때도 있다. 한때는 정부가 앞장서 자사고 하라고 교육장관까지 나서서  독려하더니 이번엔 그만 두라고 갖은 압박을 다한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오락가락 하는 현실이 어처구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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