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수 여의도초 교장, “교육은 동행, 지식보다 나눔·배려 가르쳐야죠”
한철수 여의도초 교장, “교육은 동행, 지식보다 나눔·배려 가르쳐야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6.08 22: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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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수 서울 여의도초등학교 교장은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방학때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했던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한철수교장이 재직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초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 부터 혁신교육지구및 국제교류, 통학교육 우수학교 등으로 표창을 받는 등 남다른 교육력을 보여주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아침 바람이 차갑게 소매끝을 파고들던 지난 3월 6일, 하늘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이날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정부가 개학 연기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교육부총리가 직접 현장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이다. 교문을 들어서던 유 부총리의 눈에 농구골대 보다 조금 높은 낯선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뭐죠?” “네, 미세먼지 신호등이란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그날그날 미세먼지 현황을 알려줘 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마스크를 써야할지, 야외 교육활동을 할 수 있을지 금방 알 수 있어 좋겠네요.” 짤막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 유 부총리는 미세먼지 신호등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시간 남짓 학교방문을 마치고 돌아서는 유 부총리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참석한 교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려는 학교 측의 노력에 고마움의 표시였다.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며 뛰어노는 학교,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학교, 교직원이 하나가 돼 따뜻하고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학교, 서울 여의도초등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날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은 미세먼지 신호등은 이 학교 한철수 교장이 관할 구청과 지역사회 유관기관들을 일일이 설득, 예산지원을 받아 설치한 것이다. 미세먼지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는 취지에서 세웠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세먼지 만이 아니다. 여의도초는 그간 환경교육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생각에서 폐건전지 수거, 비닐사용 자제, 쓰레기 줍기, 생태환경 지키기 등 실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후변화를 주제로 관련 전문가를 초청, 학생과 교직원 대상 특강을 실시하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장으로부터 자원재활용 활성화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다.

혁신교육지구 사업 산파..국제교육·특수교육 남다른 애정

이같은 변화는 한 교장의 남다른 열정과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그가 여의도초 교장에 부임한 이래 학교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다양한 교육활동은 각종 수상실적으로 성과를 입증했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우수학교, 특수(통합)교육 우수학교, 국제교류 우수학교 등 표창이 줄을 이었다.

특히 혁신교육지구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을 때는 감회가 남달랐다고 한다. 사실 그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실질적 산파 역할을 한 인물이다. 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시절, 교육복지업무를 담당하면서 혁신자구 업무를 처음 접했다.

당시만 해도 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학교건 지역사회건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금천구는 혁신교육지구사업의 시발점이자 모델케이스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서울시내 전역이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성장했다.

한 교장은 또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권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데에도 앞장서 왔다. 그 결과, 일반학생과 특수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여의도초는 통합교육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동행’이다. “서로 배려하면서 살아라. 혼가 가지 말고 더불어 가야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이번 학기엔 장애를 가진 학생이 부반장에 선출되는 일도 일어났다. “출발이 느리건, 배움이 느리건 모두가 함께 가는 세상, 그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죠. 우리가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아닐까요.”

돌봄 필요한 아이들에게 방학 때 급식 제공, “가장 보람 있었다”

한 교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배고픈 시절, 공부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교직을 시작한 것은 천행(天幸)이나 다름없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실감한다는 그는 이 말을 늘 가슴에 새긴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한 교장은 가난하고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복지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다.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방학중 급식을 실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여름이건 겨울이건 학교에서 보살피고 세심하게 챙겼다. 조리종사원들의 인건비는 지자체의 도움을 받았다. 처음엔 뜨아했던 교사들도 한교장의 진심을 알고는 흔쾌히 동참했다고 한다.

방학중 급식은 이웃 학교 학생들에게도 개방했다. 반응은 놀라웠다. 하루평균 300 명의 학생들이 급식을 이용할 만큼 폭발적이었다. 한 교장은 지금도 방학 중 급식을 자신의 교직생활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로 꼽는다.

너도나도 내것 지키기 바쁜 세상이지만 그는 나누고 퍼주는 데 더 익숙하다. 굿네이버스에 정기후원을 하고, 몽골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보내준다. 기회 있을 때마다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가를 찾아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몇 해 전,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학생 생리대 지원사업에 후원금도 쾌척했다.

언론인협회로 부터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받은바 있는 한 교장은 올해로 교직 37년차.  하지만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준다. 중국, 홍콩, 대만 현지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국제 교육교류도 활발하다. 학생들과 지리산 등반하는 등 백두대간 체험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우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함께 기른다.

학부모와 교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활동 역시 여의도초만의 자랑.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문경새재, 수원화성 등을 찾아 조상의 숨결을 느껴보는 역사 기행프로그램인데 호응이 기대 이사이다. 올해 실시된 학교공동체 체험에는 120가족 250명이 참여, 성황을 이뤘다.

한 교장은 후배교장들 사이에 ‘밥 잘사주는 형님’으로 불린다. 초보 교장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내일처럼 앞장서 도와주다보니 언제부턴가 고민 해결사가 돼버렸다. 그를 잘 아는 초등학교 교장은 “누구하고든 소통하는 유연한 사고와 포용력을 지닌 마음 따뜻한 선배”라고 귀띔했다.

“교장이란 자리는 무척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처리함에 있어 혹여 부족함은 없는지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이죠.”

서울에서 손꼽히는 베테랑 교장이지만 그는 늘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늘 기도한다고 했다. 시대에 뒤떨지는 꼰대 교장 소리는 정말 듣고 싶지 않아서라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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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국 2019-06-19 20:00:56
부드러운 카리스마, 한철수 교장선생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