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내부형 공모교장의 민낯
[에듀프레스의 눈] 내부형 공모교장의 민낯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6.08 21: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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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상백 경남 쌍백초등학교 교사
김상백 교사
김상백 교사

교장 자격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어떤 이는 어떻게 무자격 교장이 교장을 할 수 있느냐고 입에 거품을 물고, 어떤 이는 왜 교장 되는데 자격이 필요하냐고 항변합니다. 어떤 단체는 교장 자격이 필요 없는 내부형 공모제 확대를 반대하고, 어떤 단체는 파격적인 확대를 주장합니다. 무엇을 위해서 상반된 주장을 할까요?

어떤 이가 교장 자격이 필요 없는 내부형 공모제 학교에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화가 났습니다. 교사로서 자기주장을 열심히 해왔고 그런 주장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을 해 온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인정의 범위 안에 교장을 하기 위해 노력한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객관적 근거도 없이 자기 원색적인 자기주장을 하는가 하면, 자기주장에 반대되는 의견을 피력하면 몰라서 그렇다고 무시하고 핀잔을 줍니다. 이러한 행위는 직위와 직급에 관계없이 행해졌고, 학부모의 의견이 모두 옳고 교직원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워 학부모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습니다.

다른 직위와 직급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한 지적인 호기심은 없고 오로지 자기의 생각으로 그 직위와 직급을 판단하여 왜곡된 정보를 학부모에게 흘리고 저 경력 교사들을 현혹시킵니다. 이런 교사가 교장이 되겠다고 합니다.

이런 교사가 자신이 원했던 그런 교장이 되겠습니까? 이 교사는 무엇을 위해서 교장이 되려 할까요?

저는 교사, 교장이 되는 방법이 지금보다 다양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을 했습니다.

교육계에 있으니 교육계만 한정해서 주장을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전문직종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그 직업을 얻을 수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을 것입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삶입니다. 어렵게 자아실현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 사회는 이런 것 저런 것을 하라고 하면서 정작 이런 것 저런 것을 하려 하면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간혹 있어도 정말 어려운 사다리를 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든 교장이든 되는 방법이 지금보다 더 다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그 직을 수행할 충분한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냥 교사하고 싶다고 교사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이들이 교사를 해야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장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교장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교장 할 사람 손들어라 한 후 마음에 드는 사람 교장 해라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어떤 이는 현재의 제도가 평등하다고 합니다. 평등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공정하지는 않습니다. 교장 자격 없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도는 평등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현행 교감, 교장이 되는 방법에 대한 폐단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방법에 의해 교감이나 교장이 된 사람들을 향해 그 직을 수행하면 안 되는, 수행할 수 없는, 수행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여 비아냥거리고 심지어 교육 적폐라고 조롱합니다.

그런데 희한합니다. 그들이 점령한 대한민국 학교들이 그나마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해서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논란이 있지만 교감이나 교장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준비를 한다는 것입니다.

도서벽지를 통해서 교육소외 현상에 고민을 하고, 연구활동을 통해서 전문성을 기르고, 학생들과 대회를 준비하면서 열정과 소통을 확인하고, 근무평점을 얻기 위해 교무부장을 수행하면서 학교의 다른 모습과 인간관계 등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현재 교장 자격이 필요 없는 내부형 공모교장을 하려는 교사들 사이에도 개인적인 노력으로 성장하는 교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성장하는 교장이 되려고 노력한 것보다 현행 교장제도의 부당함만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현행 제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고, 교장 선출보직제나 교장 자격이 필요 없는 내부형 공모 교장제를 주장만 했지 현행 교장제도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어떤 연구도 진행하지 않았고 우리와 문화가 다른 나라의 제도를 예를 들거나 교직과 직급체계가 다른 조직을 예를 들고만 있습니다.

그래서 교장이 된 이후 교사 업무 몇 가지 덜어주고 수업 몇 시간 덜어주고 있다고 자랑하며 열광하고 있습니다. 교장이 교사 업무와 수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교사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 훌륭한 교장상은 아닙니다. 그것은 교장의 전문성이 아닙니다. 아! 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그것마저 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 교장이라고. 이렇게 진행되면 대화의 가치가 없어지는 거겠죠?

교장제도를 개선하려면 정말로 교장의 전문성부터 인정하고 그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공정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만약에 당신의 성향과 다른 교육감이 당선되더라도 지금과 같이 교장 자격이 필요 없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도 확대를 끊임없이 주장하겠습니까?

무엇을 위해서 당신은 교장 자격 없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도, 교장 선출보직제를 주장합니까?

교장의 전문성을 갖춘 이가 최소한 갖추려고 노력한 이가 어떤 식의 교장이든 교장이 되게 하는 것이 공정한 교장 제도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교장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이 공정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누구나 교장이 되는 교장제도보다 지금보다 더 나은 교장이 되게 하는 교장제도를 원합니다.

현행 제도의 교장, 교장의 전문성을 갖춘 이가 내부형 공모로 된 교장, 교장 전문성을 갖춘 이가 보직으로 된 교장, 교장 전문성을 갖춘 이가 교사 대표로 된 교장들이 공존하는 미래 학교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교장이 되려는 이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교장의 전문성을 길러 지금보다 더 나은 교장이 되는 미래 학교를 꿈꿉니다. 이게 열린사회의 일면으로 진정으로 다양성이 보장되는 민주적인 학교가 아니겠습니까?

지금으로 돌아와 부탁합니다. 교장이 되고 싶어서 현재의 교장 공모제도를 이용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비겁하게 본마음을 숨기고 현재의 모든 것이 적폐여서 본인이 그것을 뜯어고치기 위해 교장이 되려 한다는 구차한 변명은 더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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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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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랑 2019-06-21 15:09:37
완전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