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서울교대 성추문 징계, 온정주의보다 일벌백계를
[에듀프레스의 눈] 서울교대 성추문 징계, 온정주의보다 일벌백계를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5.1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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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천 교육디자인네크워크 소장
김성천 교육디자인네크워크소장
김성천 교육디자인네크워크소장

서울교대는 지난 10일 상벌위원회와 대학운영위원회를 열어 같은 과 여학생의 외모를 품평하고 성희롱한 의혹을 받는 서울교대생 11명에게 2~3주의 유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정학처분을 받은 학생들은 교육실습에 참여하지 못해 졸업이 1년가량 늦어지게 된다고 한다.

사)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서울교대 여학생들의 정의로운 스쿨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성추문 사태와 관련한 서울교대 측의 대처는 지나치게 안이하고 미온적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재심의를 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와 관련, 세 가지가 매우 우려스럽다. 첫째는 훗날 교사로서 자질이 없는 이들의 제자가 될 학생들이 입을 피해이다. 기본적인 상식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모르는 이들이 교단에 설 때,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이 심히 우려스럽다.

둘째는 이번 스쿨 미투 운동을 주도했던 서울교대 내 예비 교대생들이 입을 피해이다. 본 징계로 인해 가해자들의 실습이 1년 유예됨에 따라 피해자와 함께 실습을 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임용 후 현장에서 가해자들과 동료로 마주쳐야 할 피해자들에게 가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셋째는 일부 부적절한 사례가 교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일에는 온정주의가 작동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관점을 지닌 후배들과 같이 교단에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현직교원들로 구성된 교육디자인네트워크의 입장이다.

이에 우리 교육디자인네트워크에서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서울교대 측에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심의를 결정해야 하며, 입학시스템 및 교육과정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서울교대생들의 단체 채팅방의 내용은 아무리 사적인 대화라고 할지라도 교사가 될 자질이 없는 수준의 내용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판단이다. 교사들의 자긍심을 짓밟는 이런 예비교사들의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현장 교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벌백계하여 교육계 내에서도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 교수들 또한, 교육자라는 사명감을 잊지 말고 온정주의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이 사안에서 가해자를 감싸 안기 전에, 피해 여학생들 또한 감싸주어야 할 제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교대는 징계를 넘어서 입학 시스템과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둘째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현직 교사들에 대한 조사와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

2019년 5월 10일 언론 보도내용에 따르면 2017년 초등학교 5학년 여 제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초등교사는 국가직 공무원으로써 공직자의 윤리를 준수하고, 교육자의 소명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교육자로서 절대 상상 할 수 없는 발언을 한 이들 교사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조사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유사한 일이 재발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셋째, 예비교사․현직교사와 관련된 국회차원의 관련법이 마련돼야 한다.

현직교원은 성범죄로 인해 2011년 이후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형사처분)을 받는다면 당연 퇴직 처리가 되어 퇴출된다. 다만 100만 원 이하의 성범죄나, 2011년 이전의 성범죄에 대해서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이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례가 일부 있다. 이러한 허점을 매울 수 있는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교대생이나 최근 일어난 광주교대생 사태처럼 예비교사의 경우 이러한 엄격한 기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국회 차원의 관련 법 제정을 요구한다. 이는 교원의 엄격한 질 관리로 현직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 우리들이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춘 집단임을 보여줄 때 비로소 학생․학부모․국민들은 신뢰로 보답할 것이다.

넷째, 교․사대 학생들의 대학입학과 교원 양성과정, 교원임용 시 인․적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과거 일부 교사들의 수치스러운 행동들이 사회적인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일부 일베(극우성향의 일간베스트)교사들이 저지른 일로 대부분의 선량한 현직교사들이 욕을 먹고 있다. 대표적 사건이 일명 ‘로린이 사건(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이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아직도 한 시․도교육청에서 현직교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대를 보면 정시 비중이 비교적 높다. 수능 점수만으로 예비 교원들의 인·적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대입전형부터 손을 봐야 한다. 현재 교원양성과정과 교원임용고사를 면면히 들여다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 인성과 적성,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평가 시스템은 아니다.

매년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이면에는 우리사회에서 정량적인 암기를 잘하는 이들이 교사가 되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정성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 시스템의 한계가 자리잡고 있다. 향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원 양성과정과 교원 임용 시 인․적성에 대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서울교대 성추문 사건을 덮지 않고 당당하게 사회의 관행과 맞서서 싸운 여 학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들이 있기에 교직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야만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현장 교사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교사대 교육과정과 교원임용고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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