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재미있는 수업 vs 진지충 수업
[에듀프레스의 눈] 재미있는 수업 vs 진지충 수업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5.04 00:5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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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승호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교사
김승호 청주외국어고 교사
김승호 청주외국어고 교사

학교를 퇴임하시고 강연으로 활발하신 어떤 선생님께서 "요즘 애들이 원하는 수업은 재미"라며 애들이 진지충 수업 싫어한다고 얘기하시는걸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은 다양한 흥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흥미를 계발시켜주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을 구성하는 것이 교육의 큰 역할이라는 주장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주장이 다소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재미는 요즘 애들만 원했던게 아니다. 나도 수업이 재밌길 바랐고, 아마 그 선생님이 학창시절 때도 그랬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재미를 원한다. 따라서 비단 요즘만의 요구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요즘의 학교야말로 학생들이 제공받는 수많은 즉흥적이고 단편적인 재밋거리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보다 깊이 있고 가치 있는 것에 대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배우기 전엔 몰랐던 재미를 깨우치게 해야 하고, 교사는 공부를 통해 느끼는 재미가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깨닫게 함으로써 성장욕구를 길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진지함은 수업에서 피해야할 요소가 절대 아니다. 수업은 공적인 활동이고, 진지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들로 수업을 구성할 수는 있다.

재미있는 소재, 재미를 느끼는 도구활용 등이 방법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단언코 진지해야 한다. 진지함이 피해야할 요소인 것처럼 언급되는 것은 교사들 스스로 피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진지함을 진지’충’이라고 붙여가며 비하하는데 교육자마저 진지함의 가치를 회피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의 목표가 재미가 되버리는 가치전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셋째 재미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진지함 속에서도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재미있는 것 위주로 구성하자는 얘기는 5~6세 애들이 '똥'얘기만 하면 재미있어 한다고 똥 얘기로만 교과서를 구성하자는 것과 같다.

칼 뉴포트 같은 학자는 <열정의 배신>이라는 책에서 '하고싶은 일만 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하기 싫은 일도 반복하다보면 잘하게 되고, 행복은 잘하는데서 온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교육은 바로 그 반복의 과정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재미없었던 것들이 재미있어지는 경험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오히려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교사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나는 최근의 재미 위주 트렌드에서 교사가 중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교육과 학습이 아닌, 놀이에서 머무른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배우고 반드시 가르쳐야할 내용들이 있다.

공부는 재미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성장이 결여된 교육과 학습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지금보다 성장시키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깨닫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교육은 학생을 보다 성장시켜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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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차니 2019-05-09 11:45:17
띵언입니다람쥐

ama de casa 2019-05-09 22:11:56
멋져요

황금 개구리 2019-05-09 22:11:57
ㅇㅌㅇ: 청주외고 김승호 화이팅
ㅇㅎㅈ : 본인과 정반대의 얘기를 하시네요
ㅈㄷㅎ : 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