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교사 ... 워라밸 교실] 김선생의 농사직설③ _ 쌈채소
[소확행 교사 ... 워라밸 교실] 김선생의 농사직설③ _ 쌈채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4.2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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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상추와 그 친구들'

나의 텃밭에는 19종류의 쌈채소가 자라고 있다.

나의 ‘힐링 놀이터’ 중 가장 오랫동안 푸르름을 간직하는 곳이 바로 쌈채소밭이다. 3월과 8월에 한 번씩 씨뿌림을 해놓으면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뜯어먹을 수 있다. 쌈채소는 부지런히 자꾸 뜯어먹어야 꽃대가 안 올라온다. 광합성 할 잎을 생산해야 생존이 가능하니까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들 여력이 없는 것일까?

씨뿌림한지 한 달 만에 쌈채소를 솎아냈다. 제법 풍성하다. 앞으로 지겹도록 먹겠지만, 첫 수확이다 보니 느낌이 새롭다. 늘 처음은 그렇다.
씨뿌림한지 한 달 만에 쌈채소를 솎아냈다. 제법 풍성하다. 앞으로 지겹도록 먹겠지만, 첫 수확이다 보니 느낌이 새롭다. 늘 처음은 그렇다.

초보 ‘텃밭러’들의 가장 흔한 실수가 ‘상추심기’이다. 상추만 먹으면 금방 질린다. 사실 상추는 3인 가족 기준으로 3~4포기면 충분하다. 맨날 상추만 먹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이 심어봤자 나중에는 처치 곤란이다. 날이 풀리는 6월부터는 정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이다. 워낙 쌈과 샐러드를 좋아해서 아침에 별다른 반찬이 없이도 야채샐러드나 쌈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남편과 딸내미도 연속 3일 쌈을 내놓으면 볼멘소리를 한다. “엄마, 이건 좀 아니지 않아?” 그럴 땐 비장의 카드, ‘고기’가 있다. 샐러드에 연어, 닭가슴살, 베이컨 등을 섞어 넣으면 불만은 눈 녹듯 사그라진다.

상추와 가장 친한 친구로 구성된 3~4종류의 쌈채소도 조금 심심하다. 친구가 많을수록 재밌는 것처럼 ‘상추와 그 친구들’을 조금씩 다양하게 즉,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심어 먹어보자. 일 년 내내 싱싱한 채소를 쌈으로, 샐러드로 맘껏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나의 쌈채소밭에는 무려 16종류의 쌈채소가 자란다. 청상추, 적상추, 양상추, 청로메인, 쌈배추, 케일, 쑥갓, 청겨자, 청경채, 루꼴라, 깻잎, 적근대, 청치커리, 비트, 샐러리 등 쌈밥집을 차려도 될 정도로 웬만한 쌈채소는 다 있다. 다년생이라서 나물밭에서 저절로 나고 자라는 참나물, 미나리, 당귀까지 합하면 한 번에 식탁에 오르는 쌈채소는 무려 19종류나 된다. 맛도 모양도 다른 쌈채소를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추와 그 친구들’을 심을 때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개 있다. 우선 ‘양’이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절대 많이 심으면 안 된다. 계속 뜯어 먹어도 되는 것은 3~4포기, 양상추, 청경채, 루꼴라처럼 뿌리째 뽑아먹는 것도 1줄 이상 심지 않는다. 솎아 먹다보면 어느 새 계절이 바뀌어 있다. 욕심에 너무 많이 심어봤자 억세져서 먹지 못한다. 우리 집 쌈채소밭 크기는 지금 내가 앉아서 일하는 책상크기만하다. 요만한 땅에 3월 23일, ‘1인1닭’처럼 ‘1쌈1줄’로 씨뿌림했다. 싹이 트고 어느 정도 어린잎으로 자라면 1줄에 5~6포기 정도씩 남을 때까지 과감한 솎아주기가 시작될 것이다. 아깝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겹쳐진 부분이 짓무르고, 병이 생긴다. 5~6달 정도를 버티며 열심히 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간마련을 해줘야 한다.

나의 힐링 놀이터 ‘쌈채소밭’에는 16종류의 쌈채소가 자라고 있다. 쌈밥집을 차려도 될 판이다. 텃밭 초보자들의 가장 흔한 실수는 바로 상추이다. 상추만 심으면 금방 질린다. 상추와 가장 친한 친구들로만 3~4종류 심어도 심심하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다양한 종류의 쌈채소를 조금씩 심어먹으면 일 년 내내 눈과 입이 즐겁다.
나의 힐링 놀이터 ‘쌈채소밭’에는 16종류의 쌈채소가 자라고 있다. 쌈밥집을 차려도 될 판이다. 텃밭 초보자들의 가장 흔한 실수는 바로 상추이다. 상추만 심으면 금방 질린다. 상추와 가장 친한 친구들로만 3~4종류 심어도 심심하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다양한 종류의 쌈채소를 조금씩 심어먹으면 일 년 내내 눈과 입이 즐겁다.

두 번째 고려사항은 ‘벌레’이다. 청경채, 케일, 루꼴라, 청겨자, 쌈배추 등은 ‘벌레 집합소’이다. 달달한 맛 때문인지 벌레가 유난히 많다. 이럴 땐 천연방충제를 활용한다. 벌레가 싫어하는 쑥갓이나 샐러리를 군데군데 섞어 심는 것이다. 어느 세계나 천적은 있다. 유난히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는 반면, 괜히 싫은 사람도 존재한다.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 안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다. 모든 사람과 친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차라리 그 에너지를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나를 다 좋아하고, 나와 생각이 같겠는가. 벌레조차도 싫어하고, 좋아하는 식물이 따로 있는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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