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흥민이 골 넣고 축구협회가 포상받는 교원 성과급
[기자수첩] 손흥민이 골 넣고 축구협회가 포상받는 교원 성과급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4.25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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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교원성과급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S,A,B 성적표를 받아든 교단은 체념과 분노로 뒤덮였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수모를 참고 살아야 하느냐는 분통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S를 받은 교사야 그렇다 치더라고 A,B 등급으로 분류된 교사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 일년동안 아이들에게 치이고 쏟아지는 잡무에 시달리고 교육부가 만들어낸 온갖 사업 뒤치다꺼리 하느라 처자식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는데 B를 받았다면 그 심경이 어떨까.

행여 배탈나는 아이는 없는지, 자살하고 싶다고 뛰어 내리지는 않을까, 전염병이라도 돌면 어떡하나 콩닥콩닥 마음졸이며 보냈는데 비교과라고 아예 제껴진 교사들은 또 오죽할까.

성과급은 이미 교육현장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누구도 선 듯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

평교사 기준 464만원에서 327만원까지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고맙게 여기는 경우를 찾아 보기 힘들다.

국민 혈세로 선생님들의 수고를 보상해주는 데 고마워하기는커녕 “차라리 없애”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돈주고 욕먹는 웃지못 할 촌극이 매년 되풀이 된다.

 “나는 B급교사다”라는 자조섞인 조롱이 교육현장에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어느 조직이건 한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고 상대적 등급을 나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교직은 더더욱 어렵다.

교육의 효과가 당장 드러나지 않는 장기성, 그리고 눈에 보이는 효과를 가늠하기 힘든 비가시적 특성 때문에 단기간 평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교육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기계적으로 3등분 하다 보니 해가 갈수록 불만만 증폭시키는 성과급이 돼버렸다.

현장을 취재하면서 성과급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젠 유은혜 장관이 나서야 한다. 주무부처 수장으로 이런 현상을 방치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다.

한유총을 격파하고 무상교육을 밀어붙인 돌파력으로 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와 담판을 지어야 한다.

균등배분을 하던지 아니면 차등지급률을 10%로 낮추는 방안도 생각해 볼수 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모두가 승복할만한 정교한 평가도구를 만들어 내든지 해야 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

결승골은 손흥민 선수가 넣고 포상금은 축구협회가 차지하는 격인 교원 성과급은 ‘기만’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교사들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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