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아이에게 사교육 시키는 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
[에듀프레스의 눈] 아이에게 사교육 시키는 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3.17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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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차승민 창원 광려초 교사/ 실천교육교사모임 수석부회장
차승민 창원 광려초 교사
차승민 창원 광려초 교사

공교육 초등교사로서 사교육에 관해 말하기 껄끄럽다. ‘사교육 자체가 필요 없다.’ 이런 주장은 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 반 상당수 아이들도 공부방, 학원 다니고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사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고 시키는지 궁금하다.

먼저 사교육은 공교육의 보완재란 전제를 해야 한다. 공교육이 뿌리와 줄기, 크고 작은 가지를 치는 역할을 한다면 사교육은 잎을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원래 잎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아이의 역할이다. 그러나 공교육과 아이의 힘만으로 닿지 못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예체능 과목이 대표적이다. 체육에선 기본적인 운동 기능에 대해서 배운다. 축구나 농구 등도 배우지만 스포츠 경기를 즐길 만큼의 절대적인 수업시간을 확보하긴 어렵다. 육상, 구기, 체조, 무용의 영역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더 배우고 싶은 영역이 있을 땐 사교육이 유효하다. 음악과 미술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맞벌이하는 집이 많아져 학교 하교 후 방과 후에 아이를 돌볼 곳이 마땅치 않아 사교육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좀 더 들어가 보자. 아이마다 사교육이 필요한 아이가 있고 없는 아이가 있다. 먼저 사교육이 필요한 경우는 위에 밝혔듯이 더 배우고 싶거나, 방과 후에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곳으로 선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원칙이 있다. 아이가 더 배우길 원해서 사교육을 선택했다면 아이가 배우고 싶지 않은 시점도 아이가 정해야 한다. 안전한 돌봄이 필요해서 사교육을 선택했다면 욕심부리지 말아야 한다.

돌봄도 하고 공부도 하면 더 좋을 것 같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돌봄이 우선이다. 같은 값이면 학교 방과 후가 더 낫고 이런 경우도 공부에 대해 너무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돌봄이 필요한 경우 차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관리하는 능력을 부모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초등 4학년은 스스로 독립하려는 의지가 강한 시기니 이때를 기준으로 하자.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할 연락처를 알고 있는가? ▲혼자 라면은 끓일 수 있는가? ▲혼자 전자렌지를 사용할 수 있는가? ▲ 부모가 준비해둔 음식을 먹고 정리할 수 있는가? ▲시내버스(또는 지하철)를 타고 다닐 수 있는가?

이상 5 가지 할 줄 알면 돌봄을 하기 위한 사교육은 필요 없다.

그렇다면 사교육 없이 아이가 방과 후에 지내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터득한다. ▲도서실 사용방법을 터득한다. ▲학교와 도서관, 문화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한다. 너무나 간단하다.

안전하게 노는 방법 중에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학교 중 스포츠 관련이 있으면 시키면 된다. 요리교실 등도 인기가 많다.

학교 도서실은 교사들 퇴근할 때까지 열려있고 전문 사서도 있다. 사서교사와 친하면 학습에 꽤 많은 도움을 받고 실제 이런 학생들이 많다.

학교는 의외로 외부 행사 안내를 많이 한다. 정작 학생들이 학원간다고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행사와 교육 중 좋은 것도 많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는 더 다양한 기회가 있다. 버스 타고 갈 수준이면 찾아가는 건 문제없다.

맞벌이하는 부모라도 자녀가 4학년에 들어가면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라면 끓이는 레시피를 보고 아이가 할 수 있게 지켜보고 반복시키면 된다. 라면 끊일 줄 알면 상당한 요리실력을 키울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버스 타고 도서관 미술관 문화센터 가보는 연습하면 된다. 인터넷 홈페이지엔 좋은 프로그램 널려있다.

제발 부탁이 있다. 문제 풀리는 학원, 공부방 보내는 것 자제해 달라. 선행학습하고 와서 수업시간에 공부 안 한다.

학원, 공부방 다니는 아이 중에 공부 잘하는 아이 있다. 그런 아이는 안 다녀도 잘한다. 원래 호기심과 집중력이 뛰어나 잘하는 것이다.

자녀의 학원과 공부방이 효과적인지 학교에 상담와서 꼭 물어봐야 할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피곤해하지 않나요? ▲수업시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참여하나요? ▲수업시간 나태하진 않나요? ▲학습 준비는 잘 되나요? ▲수업 집중은 잘 하나요? 등이다.

이렇게 물어보는데 교사가 대답하기 주저하거나 우물주물하거나 작심한 듯 뭔가를 말하면 그 아이의 사교육은 실패다.

빨리 끊고 학교 공부에 충실하도록 전략을 짜야한다. 남들 한다고 다 시키면 아이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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