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흥중 “인성교육이요? 학생들이 행복하면 최고죠”
인천부흥중 “인성교육이요? 학생들이 행복하면 최고죠”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6.02.14 21: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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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나눠주는 선생님들..자존감 살리기 나섰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한 번의 경험, 한 번의 상담, 한 번의 교육으로 ‘개과천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교사는 ‘자신의 조급증’과 싸워 이겨야 한다. 진정한 기다림의 미학이다. “지금 당장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단 한 명이라도 변해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인천 부흥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 8명으로 구성된 인성교육 교사동아리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훈훈한 인성교육 도전기를 들어본다. 

경험을 해 본 아이와 해보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의 인성교육 키워드는 ‘자발성’과 ‘자존감’이다.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 판단했다.

야심 차게 시작한 첫 프로젝트는 ‘인천 촌놈들의 서울 나들이.’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아이들이 정했다. ‘인솔 교사’가 따라가지도, ‘보고서’를 받지도 않았다.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 성장의 동력이 되듯이, 교사가 무언가 꾸역꾸역 집어넣어 주기보다 학생들 스스로 체험하고 느끼며 작은 것 하나라도 채워오기를 기대했다. 사고 치지는 않을지, 딴 곳으로 새지는 않을지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해냈다.

“한두 번 서울 갔다 왔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의심을 품은 기자의 질문에 “이벤트성, 단발성 행사라고 할지라도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죠. 경험해 본 아이와 해보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분명 있있으니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수헌 교사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성과물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단 한 명이라도 변해있다면 가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되겠어?’가 ‘어, 되네’로 바뀐 순간, 자발성은 생긴다. 유영 교사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 액수를 보고 놀랐다. 학기 초 ‘네팔 난민 돕기’를 하자며 아이들을 독려했지만 모금된 액수는 만원이 안 됐다. 실망스러웠다. 연말에 진행된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이번엔 3만 원이 넘는 액수가 모금되었다. 뭔가 아이들 마음이 ‘따뜻하게 움직였다’는 것이 신기했다.

“저도 사실 처음엔 부정적이었어요. ‘되겠어?’라는 의심을 품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어, 되네?’라고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제 생각이 바뀌니까, 아이들 행동이 변하는 거예요. 변한 제 생각과 행동이 서서히 아이들에게 스며들었던 거죠.” 유 교사의 말처럼 자발성은 학생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사에게도 중요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시키지 않은 일을, ‘메뚜기도 한철이야. 얼마나 가나 보자’는 주변의 조소 섞인 충고를 감내하면서 ‘스스로’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해진 교육과정을 쪼개서 해야 하는 ‘한계’로 인해 어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 교사들은 무엇인가를 다 같이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하고 난 후에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과감히 없애기로 했다. 내가 먼저 하고, 상황이 되면 함께 했다. 함께 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혼자 했다. 그저 ‘결핍’된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뭔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는 ‘숫자’, ‘결과’를 원하지만, 인성교육에서는 정말 어렵죠. 게다가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은 오히려 ‘해볼까?’라는 교사의 마음을 위축시킬 수 있어요.” 구복실 동호회 회장은 “의무가 되면 부담스럽고, 업무라고 생각되는 순간 하기 싫어져요.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는 거예요”라며 웃음 지었다.

‘목적’이 같았기에, 다 같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은 버렸다. 부흥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 8명으로 구성된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는 각자 학급별로 서로 다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고,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찍으며 숨어있던 자신의 끼를 발견하게 하는 반, 레크레이션을 하면서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는 반, 스포츠를 통해 성취감을 높여 주는 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급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반, 문화체험을 통해 감성지수를 올려주는 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목적은 같았기에, 이들은 비빔밥처럼 멋진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특히 구 교사는 지난해 9월부터 ‘아침밥 함께 먹기’를 해오고 있다. 부흥중학교는 한 반에 34명 중 13명가량이 국가지원을 받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부모들이 먹고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아침밥을 해 줄 어른이 없다 보니 아이들은 아침을 거르고 다녔다.

학교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침밥 함께 먹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받아먹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싫어서 각자 집에서 쌀이랑 김치, 참치캔 등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전기밭솥의 취사버튼도 아이들이 누른다.

“힘들 것도 없어요. 저는 그냥 밥만 볶아요. 아이들이 함께 해먹는 거죠.” 구 교사는 계속 별거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집에 아침밥 차려 줄 사람이 없어서, 한가하니까 그냥 하는 거라고. 아침밥을 먹은 아이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글쎄요. 좀 부드럽고 따뜻해진 느낌이라고 할까? 공손히 인사를 잘해요. 물론 밥 먹고 배부르니까 잠만 잔다고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요.”

‘거창’한 성과보다 아이들의 ‘행복’이 우선이다
“이것 참, 그동안의 성과라…. 별것 없는데. 중학교 때 찌질했던 녀석들이 고등학교 올라가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 그동안의 인성교육 성과를 다그치는 기자의 질문에 동호회 교사들은 정말 난감해 했다.

그때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달라진 거요?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거? 지금도 우리끼리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거?” 담임교사를 찾아 교무실로 들어왔던 김도연 학생은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끼리끼리 노는 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랑 다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와 경험을 함께했던 일 년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말 속에서 그토록 원하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인성교육의 성과? 뭐 거창한 것이 필요할까? 이렇게 아이들이 행복하면 그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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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2016-02-23 09:16:14
안녕하세요. 학교 이름은 수정하였습니다. 혼란드려 죄송합니다. 기사는 과장한 것이 아니라 취재과정에서 기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기부금은 자발적으로 냈다기 보다는 누군가는 마음이 따뜻하게 움직였다는 의미로 작성한 것입니다. 아침밥은 한반에서 시작한 것이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반학생은 한명이 먹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댓글을 다는 이유는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힘들게 아이들을 위해 고생하신 선생님들께서 힘빠지지 않았으면 해서입니다.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정 2016-02-23 09:13:13
안녕하세요. 학교 이름은 수정하였습니다. 혼란드려 죄송합니다. 기사는 과장한 것이 아니라 취재과정에서 기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기부금은 자발적으로 냈다기 보다는 누군가는 마음이 따뜻하게 움직였다는 의미로 작성한 것입니다. 아침밥은 한반에서 시작한 것이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반학생은 한명이 먹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댓글을 다는 이유는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힘들게 아이들을 위해 고생하신 선생님들께서 힘빠지지 않았으면 해서입니다.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흥중 졸업생 2016-02-21 13:14:36
부흥중 졸업생인데요 실제로 한 반에 지원받는 학생 13명이라고요? 아닌데요 지원 받는애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기부금 자발적으로 낸것처럼 이야기 하시는데 사실은 기부금 안내면 수행평가 점수 차감하고 기부금 내라고 학생들한테 꼽살줬습니다 또, 아침밥 먹은애 많이 없습니다 한반에 한명 먹은반도 있습니다 구경도 못한 애들 수두룩 합니다 과장하지 마세요 그리고 부천이 아니라 인천 부흥중 입니다 경기도 부천 아니고 인천 부흥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