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학생 생활지도에서 기억해야 할 5가지 제언
[교단칼럼] 학생 생활지도에서 기억해야 할 5가지 제언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3.04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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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경기 성남서초등학교 교사
천경호 성남서초 교사
천경호 성남서초 교사

책이 아니라 신문을 보고 연수 강의를 요청한 학교가 있었다. 신문에는 학폭관련 기사가 있었고 나는 학폭예방과 관련한 학생 생활지도 연수를 부탁받았다. 이참에 생활지도와 관련하여 기억해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감과 관련된 신경세포를 거울뉴런(mirror neuron)이라고 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거울뉴런이 있다. 하지만 누구나 거울뉴런이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러한가. 상호작용의 양과 질 때문이다. 거울을 떠올려 보자.

인류가 처음 마주한 거울은 청동이었다. 청동거울은 매일 닦아야 했다. 아침 저녁으로 닦지 않으면 얼굴이 제대로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거울뉴런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타인과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상호작용, 오로지 이것에 의해서만 거울뉴런은 그 기능을 다한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장하고,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하도록 대대적인 업무경감을 해야한다.

미성숙한 아이가 성숙한 타인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거울뉴런이 있다는 것. 이것은 내가 그 어떤 문제아도 변화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과학적 근거다.

둘째, 부모 양육태도 중 가장 최악은 이중 구속(Double bind)다. 부모의 태도가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부모에게 다가오면 왜 다가오느냐고 하고, 안 오면 왜 안 오느냐고 한다.

따라서 교사와 부모의 생활지도 방식이 일관되어야 한다. 3월 담임 소개서에 학생지도의 원칙을 상세히 밝히고, 매월 보내는 학부모 편지에 수업과 생활지도의 바탕이 되는 철학과 이론을 꾸준히 소개하는 이유다.

왜 가정과 학교의 생활지도 방식이 일관되어야 할까?

아이들 생활지도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교사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모들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학교란 '때리고 싶어도 때리지 않고, 욕하고 싶어도 욕하지 않기 위해서 다닌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고 오라고 한다.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교사의 말을 따르자니 부모의 말이 가슴에 걸리고, 부모의 말을 따르자니 교사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이 혼란은 아이의 불안과 우울을 가중시킨다. 결국 미성숙한 아이를 더욱 미성숙한 존재로 만드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교사와 학부모의 생활지도 방식이 일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사람은 한 번에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도 칭찬 한 번에 변하지 않는다. 잔소리 한 번에 변하지 않는다. 칭찬도 잔소리도 적절한 원칙에 따라 반복되어야 한다. 그 일관성이 아이를 안정시킨다.

칭찬과 야단에도 원칙이 있다. 능력보다 노력, 결과보다 과정, 가급적 공개적으로 칭찬을 한다. 행위의 지속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해소, 부정적인 자기상을 바꿔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 원칙은 매우 중요하다.

노력하지 않을 때, 비 도덕적일 때만 야단을 친다. 나는 학기 초 다양한 학급규칙을 만들지 않는다. 규칙은 행위에 제한을 가하는 특성이 있고, 여러 가지 규칙이 생기면 이를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기는데 써야 하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 이는 학습능력이 또래에 비해 덜 발달한 아이 일수록 부담스럽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된다.

나는 아이들이 가진 재능을 모른다. 그 어떤 검사로도 인간의 재능을 전부 밝혀내지 못한다. 오로지 아이들 자신만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는 것이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확인하는 유일한 수단이니까.

노력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결국 자신을 포기하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이를 다르게 설명하면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가로막거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거리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아이가 자신을 포기 하지 않도록 칭찬과 격려, 때로는 야단을 쳐야만 한다.

비 도덕적인 일에 대해서도 야단을 친다. 도덕이란 '지금 내 옆에 있는 이에게 선을 베푸는 일이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길'이라고 가르친다. 이를 다르게 설명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거나 사람이 사람을 거리끼는 모든 말과 행동'은 비도덕적인 것이 된다.

넷째, 단 한 가지만으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의 일상과 관련된 모든 영역의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도 바뀔까 말까 하다. 식사, 수면, 운동, 독서(공부), 대화(놀이).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감는 순간까지 건강하고 바른 생활을 하도록 안내하고 가르치고 연습시킨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숙면을 위해 신체 내부의 온도를 올렸다가 떨어뜨리기 좋은 족욕을 알려준다. 심부체온 즉 체내 체온 올라 갔다가 떨어지면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되고 이것이 논렘수면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체내의 혈류랑, 혈류 속도를 높여주는 운동을 꾸준히 시킨다. 이것은 우리 뇌의 혈류량도 증가시키므로 인지기능을 높여주고, 피로회복 시간을 줄여준다. 쉽게 말해 숨이 찬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모든 활동이 바로 수업이다. 글 속에 담긴 사람들의 생각과 인생, 감정을 교실이라는 한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경험하는 것이 수업이다. 따라서 수업은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

다섯째, 관점을 바꾼다. 부정적 자기상을 가진 아이들은 자신은 물론 타인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들의 특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개인 내 비교 대신 개인 간 비교를 한다. 늘 남이 먼저 시비를 걸었고, 남보다 내가 낫다.

두번 째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고, 비난하는데 친숙하다. 칭찬하려면 관찰이 필요하고, 관찰은 관심을 필요로 한다. 노력과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하루에 한 명씩 공개적으로 하도록 이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이 다섯가지다. 3월, 생활지도와 학폭 때문에 밤잠을 못이루실 동료 선생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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