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수 칼럼] 달라진 교육부
[한석수 칼럼] 달라진 교육부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9.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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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교육부장관 주재 교육관련 기관장 회의가 소집됐다. 새해 들어 인사 나눌 기회도 없던 터라 반갑기도 했지만 무슨 일로 이리 급하게 부르는 것일까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세종청사 교육부 회의실에서 개최된 회의는 진행방식부터 달랐다. 종전 기관장 회의하면 오찬을 겸해 간단히 진행되는 간담회 형식이었는데 확대 간부회의 형태로 진행됐다.

장·차관을 비롯하여 전체 실·국·과장은 물론 필수 실무자까지 참석한 자리에서 기관장들이 2019년 기관 중점사업과 연구 과제를 발표하고 교육부 지원 및 기관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교육부 연두업무보고에서 제시됐던 교육정책 과학화 방안에 대한 집중 토론이 있었다. 유은혜 부총리 취임 이후 부내 소통이 매우 다양하고 자유롭게 진행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무자들까지 자신의 견해를 전혀 거리낌 없이 피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달라진 교육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토론 주제도 획기적이었다. 교육정책의 신뢰제고 및 과학화를 위한 빅 데이터 활용 방안과 구체적 추진을 위한 T/F 구성·운영 및 관련 정책연구에 대해 토의했다. 미래교육의 길라잡이 역할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지난해부터 에듀데이터센터를 운영해온 한국교육학술정보원으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교육부의 정책이 뒷북행정이라고 곧잘 비판받는 것은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정책과정이 지연되기 쉽고 보수적인 교육의 기본적 속성에서 기인하는 면도 있지만 교육문제에 대한 정책형성 및 처방을 위한 전통적인 의견수렴 및 서베이 방식의 한계에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에 대한 기대와 평가는 이중적인 면이 없지 않다. 이론과 명분에 있어 옳은 결정이라도 자신의 자녀에게 불리하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공개적으로 표출되진 않지만 전혀 다른 속내를 가질 수 있다.

이런 면을 포착하기 유리한 도구가 SNS나 교육 커뮤니티 동향 등에 대한 빅 데이터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실성 있는 정책 발굴, 교육 현안에 대한 인식 및 관심의 변화, 피드백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더 예를 들면 학습 데이터분석을 통한 고도의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게 되고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사전에 예측하여 예방할 수도 있으며 운동장과 교실에 센서를 설치하고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교의 공기질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 핸더슨은 ‘데이터만 충분하면 숫자가 스스로 입을 연다’면서 빅 데이터 등장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안처리에만 급급하던 교육부가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기술인 빅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모쪼록 교육부가 21세기 원유 혹은 금맥으로 일컬어지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정책의 과학화를 제대로 추진하여 정책의 신뢰를 확보하고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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