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선생님 대신 쌤’ 조직문화 개선 강행..교사들 “어처구니 없다” 시큰둥
조희연, ‘선생님 대신 쌤’ 조직문화 개선 강행..교사들 “어처구니 없다” 시큰둥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2.07 12: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선생님 대신 쌤이나 님, 또는 프로 라는 말로 호칭을 바꿔 부르도록 한 조희연 교육감이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강행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론수렴 단계부터 교육현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해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조 교육감은 7일 수평적 호칭제 도입, 스탠딩회의 및 연가사용 활성화, 복장 자율화, 의전문화 개선 등을 학교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들의 반발을 의식, "수평적 호칭제가 사제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교권침해 우려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교육청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1월 18일까지 22일간 수평적 호칭제 등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으나 입장을 밝힌 학교는 초등 5개교, 중학교 3개교 등 단 8곳에 불과했다. 서울시내 전체 학교 1307개교 중 0.006%만이 응답한 셈이다. 심지어 교육청 본청 조차 단 2개과만 의견을 냈다. 의견 내용도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사제 간 호칭제’ 반대, 복장자율화 및 연가사용 활성화 보완 요청이 많았다.

때문에 자율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는 했지만 조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학교현장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청에서 여론수렴 공문을 받았지만 교사들이 관심이 거의 없어 회신도 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로는 자율화지만 교사들끼리 ‘쌤’이나 ‘프로’라고 부르자고 결정하는 학교가 몇 개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사들끼리 쌤이니 프로니 하면서 학생들한테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라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우리는 바담풍 할테니 너희는 바람풍하라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같는 냉담한 반응은 조직문화 혁신방안 중 일부가 의욕만 앞선 나머지 현장 정서와 동떨어진 탓이 크다고 교육전문가들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수평적 호칭제’ 도입은 민감한 사안으로,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쌤’이나 ‘영어식 별칭’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쌤’이라는 호칭은 표준어도 아닐 뿐더러, 국어사전에 따르면 ‘교사를 얕잡아보는 호칭’이다.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권장할 만한 용어가 아니다는 것이다.

‘스마트한 회의’의 일환으로 제시된 ‘스탠딩 회의’도 비판대상에 올랐다. 학교의 회의가 대부분 수업종료 후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종일 서서 수업 하느라 파김치가 된 교사들을 또 세워놓고 회의를 하라는 발상에 교사들은 어처구니없어 했다.

연가사용 활성화 방안도 교사들의 학기중 연사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교육부 예규와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현장 실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사들의 학기중 연가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마당에 ‘연가사유 묻지 않기’, ‘연가사용 대면보고 안하기’, ‘연가사용 의무화’, ‘연가 집중사용’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출근해도 좋다’ ‘매월 베스트 드레서를 뽑아 회식비를 지원하겠다’는 복장자율화도 도마에 올랐다. 학교에서 교직원들이 투표까지 해 가며 ‘옷 잘 입는 사람’을 선정하고, 참가비율이 높은 부서에 회식비까지 지급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교육청 내부회의에서 직원들은 수평적 호칭과 스탠딩회의, 연가사용 활성화, 복장 자율화 등에 대해 학교에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조 교육감이 "반드시 시행하라"고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람 2019-02-07 12:54:56
조희연님, 당신은 프로도 쌤도 아니기에 조희연님이라고만 부르겠습니다. 조희연님에게 걸맞은 호칭을 사용하기 위해 다른 프로, 쌤, 선생님들의 호칭을 제한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