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교장승진 살생부 만드나...교감 평판도조사 실시
서울교육청, 교장승진 살생부 만드나...교감 평판도조사 실시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2.0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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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인사부터 승진-전보에 반영.. '인기투표' '평가중복' 등 반발 거세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3월 인사철을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전격적으로 중고교 교감 대상 평판도 조사를 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달 27일자로 중등교감 인사자료 구축을 위한 설문조사 공문을 시내 중고교에 내려보냈다. 소속학교 교감에 대상으로 교직원들이 14개 항목의 평가 설문지를 작성, 오는 2월 8일까지 보고토록 한 것이다.

교육청은 공문을 시행하면서 2019 상반기 중등교감의 인사자료 구축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작성된 설문결과는 오는 9월 교장 승진 및 장학관 임용 등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장 승진 및 교장·교감 전보 등 교원 인사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로 업무역량 등 평판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설문결과는 오는 9월 교장 및 전문직인사부터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설문결과를 승진 전보인사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청 주변에서는 교감 설문조사 결과 낮은 점수를 받는 교감은 승진이나 전보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점치는 등 사실상 살생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설문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교장 승진시기가 늦어지거나 전문직 임용에서 배제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풀이했다.

교육청이 요구한 설문은 모두 14개 항목으로 ▲교육자 품성, ▲사명감, ▲현안 처리 능력, ▲업무 역량, ▲연구-연수- 장학지원, ▲복무-복지후생 배려, ▲수업개선 지원, ▲인사 공정성, ▲교육시설 및 안전 –보안 역량 등을 5점 척도로 평가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등학교 교감들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평판도 설문조사가 교장 승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교감에 대한 객관적 업무평가보다는 인기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일부 교감들은 교원평가나 근평 등 다양한 평가제도가 있음에도 불구, 업무 전반에 대한 역량 평가를 중복해서 실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한 고등학교 교감은 “소속 학교 교직원들로 하여금 교감에 대한 문제점을 들춰내고 이를 통해 '문제교감'을 색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일선 교감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교감이란 자리가 교장의 명을 받아 움직이는 만큼 학교 행정의 모든 책임을 교감에게 물어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 중학교 교감은 “보직교사 인선이나 담임배정 등 교원 관리에서 교감은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업무능력 등을 다룬 평판도 조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인기투표나 다름없다”며 “교육청 조치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에서 2월 8일까지 설문지를 작성 보고토록 하고 있는데 한창 신학기 준비로 바쁜 학교에 업무부담만 가중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교육청은 이같은 교감 설문지 평가를 1년에 2회 실시, 누적해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교감 설문지 평가는 중등교감에게만 시행되며 초등 교감은 실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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