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발달지연, 치료 골든타임 놓치면 평생 후회
유아기 발달지연, 치료 골든타임 놓치면 평생 후회
  • 우채윤 기자
  • 승인 2019.01.15 12:4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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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발달지연은 치료시기가 중요하다. 사진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유아기 발달지연은 치료시기가 중요하다. 사진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에듀프레스 우채윤 기자] 뇌 발달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유아기에 발달이 지연된 경우 훗날 발달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발달지연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조기 치료를 막는 걸림돌이 많아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8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19세 이하 장애아동은 약 10만 명인데, 장애판정을 받지 않고 치료받고 있거나 치료 없이 방치되는 아동까지 포함하면 발달 재활 치료가 필요한 발달지연 아동은 3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보바스 어린이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는 “보통 10세 이전까지 뇌가 급속히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아동의 장애를 최소화하고 발달지연의 격차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러한 이유로 여러 선진국에서는 고위험 영유아에 대한 조기 치료가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 아이가 발달이 늦다는 판단이 생겼을 때에는 반드시 빠른 시기에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를 내원하여 정확한 평가 및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달지연의 조기 치료를 위해 무엇보다 부모의 빠른 판단이 절실한 상황이다. 9세 발달지연 아동의 부모 A씨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어요. 그전에는 우리 아이가 조금 늦는 아이라 생각했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찾아간 병원에서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들으니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의 발달지연을 인지한 후 치료하려 해도 여러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발달지연을 치료할 공신력 있는 기관이 부족한 형편이다. 대학병원 등에서는 중증 장애아 우선 치료라 상대적으로 경증인 발달지연 아동이 치료받기 힘들다.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아동 발달재활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도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주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사설 발달센터가 있지만,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부재해 센터별 치료수준의 격차가 크다.

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문제다. 병원과 사설 센터 간 비용 차이가 매우 큰데, 병원이 치료 수업 1회 당 약 만 오천원 미만인데 반해 사설 센터는 1회 당 약 5만 원 이상이다.

일주일에 4회 수업을 받는 경우 월 비용은 병원의 경우 월 20만원 이상, 사설 발달센터는 월 80만원 이상이다.

정부에서 발달재활바우처를 제공하고 있지만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에 실효성이 크지 않다. 발달재활바우처는 2018년 기준, 만 6세까지 소득 기준에 따라 월 14만원에서 22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설 발달센터 이용 시 월 3~4회 이용하면 지원 비용이 소진된다.

또한 해당 바우처를 중증장애아동에게 우선 지원하므로 상대적으로 경증인 발달지연의 경우 바우처를 받기 위해서 2년 가까이 대기해야 한다.

보통 바우처 없이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발달재활바우처를 대기해서 받아도 현재 규정상 병원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아이조차 바우처를 쓰려면 병원 외 발달센터를 또 이용해야 하는데 이중으로 치료 비용이 낭비된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한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는 “출산율은 해마다 줄어드는데 발달지연 아동은 늘고 있다. 발달지연의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의 인식 개선 뿐 아니라 현재의 불합리한 발달지연 치료 체계 개선과 공공재활병원 설립 등의 국가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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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2019-01-15 20:03:25
발달이늦은 아이들의 부모들이
진심 공감하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예산 정책을 세우는 관계자들이 꼭 봐야겠네요
의료보험 정책이 노인복지 암 치료등
위주로만 보험 혜택이 좋아지고
출산장려 정책을 쓴다면서 발달지연 유아들에게는
너무 저조합니다
이 기사를 보고 발달지연 아동에게 드는 교육비가
보통의부모들에게 너무 과하다는것을 알게됬습니다

신다애 2019-01-15 16:41:09
아이의 조기 치료가 정말중요한대 국가에서 이런부모의 고충을 덜어줬으면 좋겠어요

엄마 2019-01-15 22:24:44
지원도 지원이지만 사설 기관에 맡겨만 두지 말고 질관리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고 진단된 유아가 치료비 부담으로 장애를 남기게하여 사회 전체가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필요합니다

박혜원 2019-01-15 19:00:57
도움이 필요한곳에 적절한 복지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아울러 주변에 발달지연을 보이는 유아 부모님들께 조심스럽지만 발달검사를 받아보기고 적절한 치료를 적기에 받아볼 수 있도록 권해봐야겠어요.

8세맘 2019-01-16 11:14:15
약자를 보호해줄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 키우기 참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