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사생활 침해 막자” 서울시교육청, 교사에 공용폰 지급 검토
“교사 사생활 침해 막자” 서울시교육청, 교사에 공용폰 지급 검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12.22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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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밤낮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교사의 휴대폰. 학부모들의 일방적인 전화와 SNS 공세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공용폰 보급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청은 22일 모든 교사에게 업무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한 공용폰을 지급, 교사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용폰 지급은 모든 교사에게 별도의 휴대폰을 지급하는 방안과 업무용으로만 쓸 수 있는 공용번호를 제공, 학부모들과의 소통에 사용토록 하는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업무용 공용폰을 지급하는 것은 예산부담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따라서 교사 휴대폰에 개인 번호와는 다른 공용번호를 제공, 업무시간에 사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공용 번호 방식은 근무시간 중 학부모와 통화할 때는 공용번호를 이용토록 하고 업무가 종료된 이후에는 착발신 및 문자와 SNS 접속을 완전 차단, 교사의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청은 내년에 공용폰 도입에 대한 실무적 검토를 거쳐 시행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용폰 도입 방안은 교사들의 개인 휴대폰 번호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개되면서 교사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교권보호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직 특성상 학부모와 잦은 소통이 필요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시간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락하거나 교사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의 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는 교사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까지 감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아예 두 개의 휴대폰을 사용, 사생활 침해를 스스로 보호하는 가하면 주기적으로 휴대폰 번호를 바꾸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A교사는 "밤늦은 시간은 물론 휴일에도 카카오톡 등 SMS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연락을 해오는 바람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A교사는 "휴일이라도 제대로 쉬고 싶어 전화를 꺼 놓거나 답장을 하지 않으면 다음날 어김없이 '왜 내 전화에 반응이 없었느냐'는 항의를 받곤 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연구’(연구책임 한상희 건대교수)보고서는 교사의 개인 휴대폰 번호가 노출되지 않으면서 교사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업무용 연락수단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에게도 교사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개인 휴대폰 번호를 제공하지 않으며 업무시간 이외 연락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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