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느 현직교사의 토로 “혁신학교 3년, 내겐 악몽이었다”
[인터뷰] 어느 현직교사의 토로 “혁신학교 3년, 내겐 악몽이었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12.14 14:12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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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자녀를 혁신학교에 보내지 마세요. 기대한것과 실상은 다릅니다. 교사인 저에게도 악몽 같은 곳이었습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A교사(사진). 교직생활 30년을 앞둔 그는 혁신학교 3년의 경험을 '악몽'이란 말로 대신했다.

1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 헬리오시티 주민들의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만난 A교사는 혁신학교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고 싶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H고 교사였다. 이 학교에서 3년을 근무하다 지난 2016년 인근 고등학교로 강제전보됐다.

‘교사와 학생에 대한 언행폭력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동료교사들의 연대서명이 교육청에 제출했고 교육청은 그를 인사조치 했다.

그러나 A 교사는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교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학교축제에서 나온 수익금을 특정 기업  노조에 기부하자는 일부 교사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고 일부 교사들의 정치편향적인 수업을 못마땅하게 여긴 게 괘씸죄가 된 것 같다는 게 A 교사의 주장이다.

또 학생부에 배정돼 진한 화장에 무단결석을 일삼는 학생들과 씨름하며 치열하게 생활했지만 그들로부터 ‘혁신학교인데 왜 간섭하느냐’는 볼멘소리만 들었다고 했다.

A교사는 기자에게 보낸 ‘혁신학교 3년’이란 제목의 호소문에서 교사의 지시도 따르지 않은 채 제멋대로인 학생들을 나무라자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다. 선생님이 우리를 억압하려 들면 잘못 생각한 거다”라며 오히려 대들었다고 술회했다.

이뿐 아니다. 기말고사를 불과 4일 앞두고 학생들이 단체로 특정 정치 성향의 연극을 관람에 나선 적이 있다. 학생들을 만류했지만 몇몇 선생님들이 권유도 있고 무료관람이어서 가야한다며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뒤 성적표를 받아들고 펑펑 우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그는 교사로서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게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결국 3년만에 타의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A 교사. 그는 혁신학교가 과연 학생에게 적합한 건전한 교육의 장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두 번 다시 자신처럼 억울한 교사가 나오지 않도록 교육이 바로 잡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했다.

A 교사는 지난 1991년부터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다 2016년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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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19-09-15 17:52:49
혁신학교의 어두운면을 보여주는 기사네요.. 어떻게 동료교사를 연대서명이라는 말도 안되는걸로 강제전보를 시킬수가있는지.... 전교조들 참 무서운 사람이네요. 이 사건이 공론화가 되지 않은게 참 안타깝습니다. 숙명여고 쌍둥이사건처럼 저 h고등학교도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녀아할텐데요. 저 연대서명에 이름을 적은 교사들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기를 바랍니다.

한다솔 2019-09-15 11:30:23
현직교사의 양심선언이네요. 이런 기사를 읽으면 너무 답답해 집니다. 혁신학교가 좋다고 만들었으면 그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는지 철저하게 점검해 나가는게 우선이 아닐까요? 저 교사는 심리적으로도 큰 상처를 받았을 것으로 봅니다. 저런분은 어디가서 보상을 받을수 있는지 묻지 않을수 없습니다. 학생들 축제 수익금을 특정노조에 기부하자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넘어 화가 납니다. 도대체 제 정신들 입니까? 상식이 통하는 학교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현직교사입니다 2019-09-13 23:47:39
원치않는 혁신학교에 배정받은 뒤 회의감을 느껴 혁신학교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던 중 이 기사까지 찾아보게 되었네요.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전교조교사들로 거의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원래 알던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 학교업무를 사적으로 운영하고 마치 친목회를 보는듯한 느낌입니다. 자기들 사상을 학생들에게 주입할려고 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고....이건 정말 아닌데...하면서도 저들에게 밉보일까봐 침묵하게만 되는 제 자신이 정말 밉고 괴롭습니다. 저 A교사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터뷰 하신 용기에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안개꽃 2019-09-14 11:59:14
공감100%입니다. 저들은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습니다.노조원의 일은 오지랖이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앞장서 개입하여 감싸면서 똑같은 일이라도 비노조원의 일은 도와주지 않습니다. 개인의 의견 내세우지 못합니다.전교조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므로 의견이 달라도 결국 지령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교사들은 그냥 개인의 의견을 말하거나 대부분 큰 문제없으면 협조적입니다. 그러나 전교조교사들은 소수라도 미리 회의하여 작전을 짜고 표를 규합하기때문에 힘을 가집니다. 그러니 교장의 존재는 그들에겐 없습니다. 혁신학교는 그들의 이념대로 아이들 교육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그들끼리 뭉쳐 있는 학교니 뜻대로 하기 쉽죠. 이념편향적이든 좌경화든 가능하다는 것이 혁신학교의 가장 큰 위험성입니다.

혁신학교 아웃 2019-06-08 15:48:34
과거의 전교조는 국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의 전교조는 신규 교사들과 다수의 교사에게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기존회원들도 점점 탈퇴하고 있고요~ 현재의 전교조는 자신을 되돌아 보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전교조가 주축이 된 혁신학교 교사 중 자신의 자녀를 혁신학교에 보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