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자녀를 혁신학교에 보내지 마세요. 기대한것과 실상은 다릅니다. 교사인 저에게도 악몽 같은 곳이었습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A교사(사진). 교직생활 30년을 앞둔 그는 혁신학교 3년의 경험을 '악몽'이란 말로 대신했다.
1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 헬리오시티 주민들의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만난 A교사는 혁신학교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고 싶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H고 교사였다. 이 학교에서 3년을 근무하다 지난 2016년 인근 고등학교로 강제전보됐다.
‘교사와 학생에 대한 언행폭력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동료교사들의 연대서명이 교육청에 제출했고 교육청은 그를 인사조치 했다.
그러나 A 교사는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교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학교축제에서 나온 수익금을 특정 기업 노조에 기부하자는 일부 교사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고 일부 교사들의 정치편향적인 수업을 못마땅하게 여긴 게 괘씸죄가 된 것 같다는 게 A 교사의 주장이다.
또 학생부에 배정돼 진한 화장에 무단결석을 일삼는 학생들과 씨름하며 치열하게 생활했지만 그들로부터 ‘혁신학교인데 왜 간섭하느냐’는 볼멘소리만 들었다고 했다.
A교사는 기자에게 보낸 ‘혁신학교 3년’이란 제목의 호소문에서 교사의 지시도 따르지 않은 채 제멋대로인 학생들을 나무라자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다. 선생님이 우리를 억압하려 들면 잘못 생각한 거다”라며 오히려 대들었다고 술회했다.
이뿐 아니다. 기말고사를 불과 4일 앞두고 학생들이 단체로 특정 정치 성향의 연극을 관람에 나선 적이 있다. 학생들을 만류했지만 몇몇 선생님들이 권유도 있고 무료관람이어서 가야한다며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뒤 성적표를 받아들고 펑펑 우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그는 교사로서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게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결국 3년만에 타의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A 교사. 그는 혁신학교가 과연 학생에게 적합한 건전한 교육의 장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두 번 다시 자신처럼 억울한 교사가 나오지 않도록 교육이 바로 잡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했다.
A 교사는 지난 1991년부터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다 2016년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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