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교육의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교육칼럼] 교육의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10.3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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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교육의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이를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국가 책임 강화는 국가 지원의 확대 그리고 국가 감독의 강화, 혹은 국공영 시설의 확대, 국가교육관료체제의 확대와 같은 의미이다.

그렇다면 교육의 공공성 반대는 무엇인가? 자율성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자율성의 이면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들어 이를 적폐 대상으로 해석하는 지식인들이 많다.

이 논법에 따라 교육의 자율성 강화는 경쟁을 강화하고 사교육비를 늘리고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을 키워서 나쁜 것, 악한 것이고 교육의 공교육 강화는 반대로 협력을 늘리고 사교육비를 줄이고 형평성을 강화하기 때문에 좋은 것, 선한 것이라는 신념이 교육계에 만연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성찰하면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은 대립적인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자율성없는 공공성이나 공공성없는 자율성은 악한 것이고 공공성과 자율성이 동시에 실현될 때... 선한 것이다. 학생 누구에게나 다른 재능과 생애목표가 있고, 사회 변화에 따라 적응 기제가 달라야 하며,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른 학습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율성은 교육에 있어서 무시되어도 좋은 가치가 아니다.

공공성을 강화하다가, 불친절이 늘어나고 학습욕구의 소외 현상이 키지고, 전반적으로 비효율성이 늘어나며 사회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면 이는 오히려 공공적이지 못하다. 더욱이 국가교육관료체제의 확대는 개인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많고 독재 정부의 출현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공공성 강화가 공공성을 키우는 것이 아닐 수 있다면, 공공성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정의한 것이 아니다. 공공성과 자율성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자율성이 모순되지 아니하는 공공성이 진정한 공공성이다. 만약 이것이 진정한 공공성이라면 그것은 무엇일까?

첫째, 비판적인 시민의 양성이라는 우리 교육의 목표를 실현하는 행위에 내포된 가치 자체이다. 그것이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대안학교이든, 홈스쿨링이든 이러한 목표를 지향하는 한에 있어서 공공성 강화의 범위에서 벗어난 주체들은 아니다.

둘째, 공공성을 시민의 참여 강화로 보는 것이다. 개인들이 모여 절충하고 타협하여 공통의 목표를 세우면 그것이 公이고 이를 널리 함께 달성하기 위해 일하면 共이다.

셋째, 약자, 소수자의 존중이라는 의미이다. 힘있는 자들의 정의관에 의해 국가관료기구가 작동할 때 이에 대항하여 소수자들을 위한 관용과 복지를 이루려는 연대활동이 진정한 공공성이다.

함축하자면 이렇다. 교육의 공공성은 국공립의 확대, 공무원 증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교육에 있어 민주주의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이 우리 교육에 쉽게 다가갈수록 시민눈높이 정책을 만들고, 시민들의 교육참여를 지원하고, 자유와 평등, 인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성이다.

공공성은 공무원(혹은 공공부문 종사자)의 가치가 아니라 아니라 시민들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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