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심리·체력 부담 커 수능감독 기피... 일부는 허위진단서 제출도
교사들 심리·체력 부담 커 수능감독 기피... 일부는 허위진단서 제출도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10.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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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육교사모임 설문, 연공서열- 학교 텃세 수능감독 업무 공정성 결여

교사들이 수능시험 감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체력적 부담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또 수능시험 감독 업무 배정이 연공서열이나 주관학교의 텃세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여겼다. 일부 교사들은 수능시험 감독을 맡지 않으려 허위진단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을 사실은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전국의 중등교사 5032명을 대상으로(중학교 38.7%, 고등학교 60.1%, 교육청 등 기타 나머지) 지난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교사들 사이에서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풍토가 생겨나게 된 이유로 과도한 심리적 부담 및 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을 꼽았다. 낮은 감독 수당은 28.2%로 3위를 차지했다.

교사들은 설문을 통해 수능시험 감독의 고충과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감독 교사는 1교시 당 2~3시간에 이르는 시험 시간 동안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감독관이 통상 수능의 4개 교시 중 3개 교시에 투입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감독 교사들 중에는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설문에 참여한 교사중 절반(49.6%)은 수능 감독관 관리(차출 및 배정)의 합리화‧투명화가 낮다고 응답했다. 수능 주관학교사 중학교 등 타교에서 차출된 교원에게 어려운 업무를 배정하는 반면 연줄이나 연공이 높은 교원에서는 업무 난이도가 낮은 예비감독관, 서무업무를 맡기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는 교사 개개인의 무책임한 심리에서 비롯되기보다는 부담의 과도함이라고 하는 구조적인 문제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라며 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교사들의 기피현상이 심화될 경우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 교사들까지 수능 감독관 배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신체적 부담을 경감할 키높이 의자를 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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