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두발자유화에 서울교육청 직원들도 ‘멘붕’
조희연 두발자유화에 서울교육청 직원들도 ‘멘붕’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9.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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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두발자유화를 선언했다. 학생들의 머리카락 길이는 물론 파마와 염색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공론화과정을 거쳐 결정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실상 허용이다.

두발만이 아니다. 공론화 과정에서 화장도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청관계자는 공론화를 통해 의견이 모아진다면 속칭 '가부끼 화장'도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확인했다.

편안한 교복으로 통칭되는 교복자율화도 선언했다. 이 역시 공론화를 거쳐 2020년 1학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반바지나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등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등에서는 슬리퍼 착용도 허용해 달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학교는 학생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도 갖게 하는 민주주의의 정원이어야 한다”며 “‘교복 입은 시민’인 학생들의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첫 발걸음으로 편안한 용모를 약속해주고 싶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조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교육청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염색과 파마 허용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과 교육적 혼란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장학관은 이쯤 되면 생활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학교가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장학관은 숙명여고 시험지유출 의혹과 상도유치원 붕괴, 스쿨 미투 확산등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 시점에서 교육감이 두발자유화를 들고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며 황당해 했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교육감이 교육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집착하는 것 같다. 너무 앞서가는데 통제가 안 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놨다.

학교 현장의 분위기 역시 기대보다 우려가 컷다.

“이제는 학생들의 두발이나 교복을 간섭할 때가 지났다. 두발자유화를 했다하더라도 학생들이 막나가는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교문에서 학생과 교사가 용의 상태를 놓고 소모전을 벌일 일이 없어질 것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체적인 반응은 비판론이 우세했다. “학교 규칙은 학교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교육청이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겉으로는 공론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교육감 지시 아닌가. 공론화에서 두발자유화에 반대하는 결정이 나면 교육청 지시에 반발하는 것으로 비쳐질 텐데 누가 제대로 하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고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은 이미 두발자유화가 허용된 것으로 알고 있어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장은 “우리가 정작 고민해야할 것은 수업개선이다. 수업이 살아나야 학교가 사는데 정작 이런 중요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치고 머리 염색은 어느 정도 까지 허용할지, 교복은 어떻게 입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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