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셋 교복 싫어요”..학생·학부모들 ‘편안한 교복’ 한목소리
“코르셋 교복 싫어요”..학생·학부모들 ‘편안한 교복’ 한목소리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8.21 2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 서울시의원, ‘편안한 교복’ 만들기 학생·학부모 간담회 개최
김경 서울시의원(뒷줄 맨 오른쪽)은 21일 학생과 학부모들을 초청, '편안한 교복'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이른바 '코르셋 같은 교복'을 '편안한 교복'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경의원(더불어민주당)은 21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5회의실에서 ‘학생·학부모와 함께하는 ’편안한 교복‘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경의원과 이향근 서울교대 교수, 학생과 학부모 대표, 서울시교육청 담당자 등 10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김경 의원은 “그동안 교복이 지나치게 꽉 조여 활동하는 데 불편하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많았다”며 “학생과 학부모 등 입장에 따라 다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생활 교복’ 등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교복이 다양한 개성을 중시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축성과 활동성이 떨어지고 엄격한 생활지도 규율 때문에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꽉 끼는 교복이 신축성도 없어 옴짝달싹하기 힘들다며 특히 여름에는 속살이 보일까봐 책상에 마음대로 엎드려 있지도 못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다연(서울 신목고)양은 “고등학생인데 교복은 7살 아동복 사이즈라 마음대로 활동하기 어렵고 남녀공학이다 보니 속옷이 비칠까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며 “동복, 춘추복, 하복 할 것 없이 모든 교복이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학교도 있지만 이 역시 남학생 바지를 여학생들에게 입히고 있다”면서 ‘여학생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바지 교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정은 남학생도 마찬가지. 홍노아(서울 면목고)군은 “교복이 신축성이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바지가 찢어지고 겨울철에는 반드시 교복위에 패딩을 입도록 한 학칙때문에 교문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학생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학부모들은 교복의 디자인과 기능성, 자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향근 교수(서울교대)는 “교복을 변형해서 입는 학생들이 많다. 그만큼 교복이 학생들의 개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며 “기능성도 떨어지는 교복을 꼭 입혀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유재순씨는 “교복선정위원회가 10월 쯤 열리다 보니 업체 선정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새로운 교복 디자인을 요구하고 싶어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교복에 대한 학칙을 탄력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이인숙씨는 “교복에 대한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학교관계자들의 보다 전향적인 인식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편안한 교복이 자칫 교복값 상승으로 이어져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줄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옷감재질과 디자인, 기능성을 강조한 교복이 바람직하지만 이것이 교복 단가를 올리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교복 공론화를 추진 중인 서울시교육청은 '개성과 자율성을 요구하는 학생, 편안함 보다는 단정함을 요구하는 학부모, 역사적 전통을 고수하려는 학교,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 등 다양한 의견이 얽혀있어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연내 학생과 학부모, 교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교복 가이드라인을 정한 뒤 내년에 일선학교별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실질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20년부터 ‘편안한 교복’을 선보일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