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교육계, 몰카 '비상'
대학가·교육계, 몰카 '비상'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8.08.1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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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몰카 게시글에 서울대 총학생회 수사 의뢰
수원 A여고 학생 몰카 사진, 영상 SNS 통해 판매

대학가와 교육계에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비상등이 또 다시 켜졌다. 워마드(Womad·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 혐오 사이트)에 서울대 몰카 관련 글이 게재된 뒤 서울대 총학생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경기도 수원 소재 A여고 학생들을 몰래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판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가와 교육계에서 몰카가 근절될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3일 관악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워마드에 '서울대 중앙도서관 남자 화장실 몰카'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학교본부 몰카', '인문대 몰카' 제목의 글이 연이어 게재됐다. 단 게시 글이 실제 몰카 관련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대 대학본부는 지난 8일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으로부터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인문대, 자연대 화장실 등에서 몰카를 탐지했다. 탐지 결과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대 대학본부는 다음달 7일까지 교내 화장실 전체를 대상으로 몰카 설치 여부를 탐지할 계획이다.

서울대 대학본부와 별도로 서울대 총학생회는 워마드의 몰카 게시 글 논란이 중대 범죄라고 판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 회장은 “이번 사건은 총학생회 회원 대상 범죄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안전을 고려,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중대하며,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동시에 이번 사건이 단순히 워마드 내 일부 이용자의 행위에 대한 단죄를 넘어서기 희망한다”며 “서울대 내 불법 촬영 사건을 넘어 그동안 묵인된 불법 촬영과 영상물 유포 행위 전반에 대한 재인식과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수원 소재 A여고 학생들은 몰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A여고 학생들을 몰래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2일 미국 SNS 텀블러 모 계정에는 “A고등학교 맛보기 영상입니다. ‘좋아요’ 댓글 500개 달성 시 풀 영상 올려요. 판매 교환 문의 쪽지 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사진은 1장에 200~400원, 영상 모음집은 수 만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녕하십니까 남초 미성년자 불법촬영 공론화팀’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구글에서 수원의 특정 고등학교(이하 A학교라 칭함) 학생들의 불법 촬영물을 발견했고 A학교 학생 대상의 불법 촬영/유포/판매/2차 가해 등이 2014년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은 이미 연관검색어가 설정돼 있을 만큼 A학교 대상의 불법 촬영과 유포, 공유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라고 밝혔다.

결국 수원시가 A여고 학생들의 몰카 피해 방지를 위해 나섰다. 수원시는 이번 달 내로 2200만 원을 투입, A여고 정문과 인근 마을버스 정류장에 방범용 CCTV 5대를 설치할 방침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반인륜적 몰카 범죄에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며 “몰카 촬영과 영상 유포는 청소년의 명예와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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