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의 고약한 선택..내부형 교장 ‘임용'할까 ‘취소’할까
조희연의 고약한 선택..내부형 교장 ‘임용'할까 ‘취소’할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7.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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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 장재훈 기자] 내부형 교장 공모 심사에서 1순위 후보가 탈락해 논란을 빚은 서울 도봉초와 오류중 두 학교의 교장 임용을 놓고 조희연 교육감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심사결과대로 교육부에 임용 제청 추천을 할지, 아니면 교장 공모 지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교장을 임명하거나 교장 직무대리 체제로 가져갈지, 기로에 놓였다. 어떤 선택을 하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24일 오전 문제가 된 두 학교 교장 임용 후보자들을 불러 최종 면접을 가졌다. 한두 개의 질문을 주고 답변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교장 임용 제청 추천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직접 면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24일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교육부에 교장 임용제청 추천 명단 제출 시한은 27일.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어디로 갈까? 조교육감의 선택이 서울교육계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먼저 임용 추천을 강행 할 경우다. 교육청이 해당 교육지원청과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벌인 결과 상황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 하자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이 된 교육지원청 2차 심사 역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심사결과를 종합, 1,2위에 오른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해도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거센 반발에 부딪힐게 뻔하다. 교육지원청 결과에 불복해온 학교구성원들과 전교조, 서울시의회 등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이 예상된다. 그동안에는 교육지원청 심사가 타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조교육감이 영점조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6.13 교육감 선거에서 승리, 집권 2기 시동을 건 시점에서 이들과 대척점에 놓이게 된다는 것은 커다란 정치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내부형 교장공모 지정을 취소하면 어떨까. 승진후보자 명부에 오는 사람들 중에서 교장을 임명하거나 아예 공석으로 두고 교장직무대리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 지정 취소는 내부형 교장 심사 결과에 반대해온 세력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100% 만족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요구는 들어준 셈이니 교육감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우선은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지 않는 한 임용 추천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교육청 감사에서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정 취소는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법과 규정을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지원청 심사에서 1,2위에 올라 임용 제청 대상이 된 후보들 역시 수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후유증도 크다. 앞으로 공모교장 임용 때마다 탈락자들은 심사결과를 문제 삼아 실력행사를 하려 할 것이고 교육지원청에서는 학교 1위 후보를 탈락시키지 않기 위해 ‘아슬아슬한 모험’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서울교육청은 단지 절차적 오류의 유무로 사태의 본질을 흐리지 말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학교심사 단계에서 특정인 몰아주기와 같은 담합의 여지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학교 1차 심사 결과도 제대로 들여다보자고 맞받아 쳤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안이 어려워 오늘 내일 중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 이라면서 "26~27일 쯤에 교육감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무슨 선택을 하던 상처만 남게되는 상황. 조 교육감은 이 고약한 국면을 어떤 묘수로 풀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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