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교장 평교사로 돌아가는 게 원칙.. 혁신하랬지 승진 하랬나”
“내부형교장 평교사로 돌아가는 게 원칙.. 혁신하랬지 승진 하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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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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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 내부형교장 1호, 종달초 강순문 교장

“내부형 공모교장 임기 마치면 평교사로 돌아가는 게 원칙이죠. 내부형 교장이 승진 사다리가 돼서는 안 됩니다. 다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가장 영광스런 일 아닐까요.”

다음 달 공모교장 임기가 끝나는 제주 종달초 강순문 교장(사진). 그는 제주도내 내부형 B형 교장 1호다. 평교사로 근무하다 교장공모에 응모, 지난 4년간 종달초를 제주도내 최고의 혁신학교로 변모시킨 교장이다.

최근 서울에서 내부형 교장공모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강 교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보장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다음 달 공모교장 임기가 종료된다. 학교로 돌아가는가?

“인사권자는 교육감이다.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내부형 B형 교장은 임기가 끝나면 평교사로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내부형 공모교장 취지를 살리는 길이다.”

- '원칙'과는 달리 내부형교장을 마치고 평교사로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교장 임기 마치고 평교사로 돌아가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하지만 고민이 많다. 교사로 가자니 후배들에게 부담을 줄 것 같고 학부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걱정이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분들도 많아 당혹스럽다. 조그만 분교로 갔으면 하는 데  마음대로 될지 모르겠다.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 교장이나 전문직 제의가 온다면.

“교장 한번 했으면 됐다. 또 교장을 하는 것은 반대다. 원래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학관 등 전문직 제의가 올 수도 있겠지만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굳이 (전문직으로)가야 한다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혁신교육을 뿌리 내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

-평교사를 교장으로 임명하는 내부형교장이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 관료화된 승진체계로는 한계가 있다. 성과와 경쟁중심의 마인드에 사로잡힌 분들은 이미 관료화 돼 있다. 그들만으로는 학교를 혁신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부장-교감- 교장으로 승진구조를 밟고 올라온 사람들 보다는 '평교사 교장'을 확대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 내부형교장으로 들어와 교육청 국장이나 교육장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많다. 당초 목적과는 달리 또 다른 승진 수단이 됐다는 비판이 있다. 관료제를 비판하면서 들어왔지만 그들 역시 관료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동의한다. 실제로 40대에 내부형교장이 이후 관료로 승승장구한 사례가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부형교장으로 들어온 사람이 교장이나 고위 관료로 진출하는 것은 반대다. 혁신 하랬지 승진하라고 보낸 것이 아닌데 본말이 전도 됐다. 교육감은 물론 본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니까 (내부형교장이) 비판받는 것이다. 승진 사다리로 이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위다.”

-내부형 공모교장 심사 결과에 불복하면서 갈등이 일고 있다. 학교와 지역교육청의 2단계 구조로 운영되는 현행 시스템을 어떻게 보나.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 제도가 좋다고 본다. 문제는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역교육청이 심사위원을 선정할 때 정말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할 사람을 위촉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몇몇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좌우되기 보다는 지역주민 전체의 의견을 집약하고 대변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학교에서 교장 후보를 선출할 때 자칫 한 두 사람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 담합 가능성이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을 깨뜨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교육청이든 학교 든 심사 결과를 숨기지 말고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인정하는 교장을 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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