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교사 그들은 누구?-①] IMF 영향, 교직선택 1순위는 경제적 안정·‘소확행’
[밀레니얼 교사 그들은 누구?-①] IMF 영향, 교직선택 1순위는 경제적 안정·‘소확행’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7.0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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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를 시작하며...] 오는 2021년부터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 교사들이 교직을 은퇴하기 시작한다. 이를 기점으로 우리 교직사회는 급격한 세대교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직사회의 주류를 형성했던 7080 학번들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2002~2011학번의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generation)가 차지하게 된다.

이들은 급속한 정보통신기술과 함께 성장하면서 디지털 문화에 능란하게 적응하고 높은 대학 진학률 속에 어느 세대 보다 화려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국내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결혼과 육아, 취업 등에 취약성을 드러낸 ‘N포 세대’라고도 불린다.

최근 들어 이런 특성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가 교직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교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새로운 교직문화를 만들어갈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바울교수(서울교대)는 최근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 초등교사 연구’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이들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다. 본지에서는 밀레니얼 교사들의 직업동기, 직무인식, 경력 전망 등 3개 섹션으로 나눠 이들의 특성을 시리즈로 싣는다. <편집자>

‘워라밸’ 판타지에 근접한 세대.. 체제 순응적 성향도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의 교직선택 동기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97년 몰아닥친 IM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당시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이들은 부모 세대의 경제적 고통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후 이어진 고용불안과 경제적 혼란은 직업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 안정이 최우선의 기준이 되면서 공무원과 함께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우수한 학생들이 교대로 몰렸고 교대 인기는 급상승했으며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이들이 교직은 선택하는 데는 또 부모의 권유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주관적인 성향이나 재능을 살리기 보다는 부모나 교사의 조언으로 교직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지배적인 영향력에 순응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교직을 일순위로 고려해 선택했다기보다는 교직이 주는 안정감과 여러 가지 시·공간이 주는 장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이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을 개별 인터뷰한 결과 ‘시간적 여유’를 교직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들었다. 빠른 ‘칼퇴근’과 ‘방학’이 주는 여유를 가장 큰 혜택으로 꼽았다.

연구진 인터뷰에 응한 한 교사는 “일찍 퇴근해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성장하는 내 모습이 뿌듯하다. 방학이 보장돼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스펙의 공포와 부담에서 벗어난 것도 교직이 주는 장점으로 여겼다. 또래 직장인들과는 달리 교대만 진학하면 ‘예비 취업’이 보장되는 만큼 스펙을 쌓는데 열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교직이 비록 드림 잡(dream job)은 아니지만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스펙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는 등 직장생활의 부담이 덜하다는 반응들을 내놨다.

연구진은 이런 성향에 비춰볼 때 밀레니얼 교사들은 경쟁체제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이를 회피 또는 우회하기 위해 교직으로 진입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존체제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 하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체제와 규범에 순응하며 기존체제가 부여하는 기회를 향유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직업을 선택할 때 사회변화 또는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교직을 통해 ‘안정’, ‘생존’, ‘워라밸’, ‘소확행’을 모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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