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융수 일문일답] “돈 안쓰는 탈정치 선거했지만..무관심·텃세 견디기 힘들었다”
[박융수 일문일답] “돈 안쓰는 탈정치 선거했지만..무관심·텃세 견디기 힘들었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5.14 14: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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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계가 멘붕에 빠졌다. 유력한 교육감 후보였던 박융수 전 부교육감이 14일 오전 전격사퇴했다.

그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지만 교육감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과 인천 출신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네거티브 텃세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담담한 어조로 털어놨다.

그러면서 “돈 안 쓰고. 정치에 기대지 않고, 진영논리로부터 자유로운 교육감, 오로지 아이들만 생각하고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감이 되고 싶었는데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누구보다 인천교육에 애착이 많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교육감에 당선돼 봐야 인천교육을 제대로 끌고 갈 자신도 없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박 전 부교육감은 후원급 안받기, 출판기념회 안하기, 선거 유세차및 운동원 안두기 등 3무 운동을 표방하며 정책과 인물론으로 승부, 혼탁한 2018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신선하고 의미있는 후보로 평가받아 왔다.

14일 그의 선거 사무실에는 ‘박융수 보유도시 인천’이라는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사퇴를 만류하는 등 사퇴철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 갑자기 교육감후보를 사퇴한 이유가 뭔가?

“지난 3월부터 선거운 등을 두 달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교육감선거에 무관심하더라. 한마디로 깜깜이 선거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두 달이었다.”

- 지지율 1위까지 한 사람이 사퇴라니.. 이해가 안간다.

“교육감 선거 지지율 공동1위까지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잘 모르더라. 부끄러웠다.”

-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또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라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 난 인천출신이 아니다. 이곳에 아무런 연고도 없다. 단지 인천 부교육감을 하면서 깨끗한 인천교육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 인천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두고 그동안 많은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렸다.”

- 텃세 때문인가.

“연고도 없는데 어떻게 교육감에 당선 되겠느냐, 돈 안 쓰고 선거운동 하는데 가능하겠느냐, 언제 그만 둘 거냐는 등 조롱 섞인 시각이 너무 힘들었다.”

- 출판기념회도. 후원금도 받지 않고 맨몸으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놀라운 경쟁력이다. 좀 더 버텨달라는 지지자들이 많은데.

“물론 난 1위할 자신이 있다. 그런데 학연과 지연, 보수, 진보로 나뉘고 갈라진 현실에서 30~40% 지지를 받아 교육감이 된다고 한들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다. 더구나 나처럼 무연고 교육감이라면 시민들의 지지가 절대적인데 그런 부분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퇴를)갑자기 결정했다.”

- 지지율 3~4%도 선거 운동을 하는데.

“ 난 권력욕 때문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 인천교육을 전국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부교육감직도 버린 사람이다.”

- 교육감 선거가 돈 안 쓰고 가능한 것인가.
“처음 출마했을 때 잘 아는 선배가 선거 브로커 몇 명이나 아느냐고 묻더라. 그런 말 들으면서 자괴감도 들고 부끄럽기도 했다.”

- 앞으로 계획은.

“백수로 지내야지. 가족들한테 고맙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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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랑 2018-05-14 14:27:35
참 비겁한 변명이다....지지하고 성원해준 사람들을 헌신짝 처럼 버리다니....이래 놓고 대학총장이나 교육부 요직으로 간다면 정말 인천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