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고향 후배 사랑 … 하동의 희망 사다리
못 말리는 고향 후배 사랑 … 하동의 희망 사다리
  • 김민지기자
  • 승인 2017.12.17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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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학재단협의회 24시 - 이양호 하동군장학재단 이사장

하동군장학재단의 고향 후배 사랑은 대단하다. 고향 후배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덜어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 언제 이렇게 많은 장학 사업을 운영하게 됐는지 본인도 놀랐다며 하동군장학재단의 이양호 이사장은 웃었다. 고향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학생들의 꿈은 열악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냐며, 희망 사다리가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선 하동군장학재단의 이 이사장을 만났다.

 

- 장학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2010년 7월 중순경이었습니다. 고향 적량면에서 뜻있는 주민들이 모여 지역 학생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도움을 주면 어떻겠냐는 취지의 장학복지회 창립총회를 한다고 하기에 참석했습니다. 모든 모임이 그렇듯이 돈이 없으면 활성화가 되지 않고, 특히 장학 사업은 목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어려웠던 학창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거의 장학금 제도가 없었으니까요. 지역의 후배들에게 장학금 지원은 매우 뜻깊은 일로써 미래의 인재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1억 원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참석자분들이 처음에는 농담으로 생각하더군요. 그 일을 계기로 2011년 하동군 장학재단 이사로 추천되어 2013년부터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장학금 지급 실적은 어떻게 될까요?

“하동군장학재단은 하동군 내의 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하동군 내 고등학교 출신 학생을 대상으로 인재 육성사업을 수행하고자 지난 2003년 8월 2일 설립됐습니다. 2003년에 설립됐으나 본격적으로는 2004년부터 장학 사업을 시작하여 14여 년 간 초‧중‧고‧대학생 301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175명, 2015년 222명, 2016년 921명(무상급식 관련 690명 포함), 2017년 11월 현재 357명으로 매년 장학생이 중가 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장학금 지급 총액은 3,341백만 원으로 지난 2104년 274백만 원, 2105년 372백만 원, 2016년 475백만 원(무상급식 200백만 원 포함) 2017년 11월 현재 382백만 원으로 역시 장학생 증가에 따라 장학금도 증가했고요.”

 

- 장학금의 종류와 지급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우리 군내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중·고생과 군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생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8개의 장학금이 있는데, 먼저 중‧고등학교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지급되는 특별장학금, 중‧고‧대학생에게 지급하는 학업성적우수 장학금, 초‧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전국 대회 입상자에게 주는 특기장학금, 어려운 중·고‧대학생에게 지급하는 자립장학금 등이 있습니다. 또 등록금지원 장학금이 있는데 이것은 우수대학 입학생 및 의대(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치대(단국대), 한의대(경희대) 입학생 중 수능 성적 일정 등급 이상을 받은 학생에게 지원됩니다. 아울러 한 가구 3자녀 이상인 중‧고등학생에게 주는 다자녀가구 장학금, 특기(실기)로 우수 대학에 입학한 신입 대학생에게 주는 특기입학생 장학금, 그리고 관내 중학교 학생회장에게 지급되는 정성일 리더 장학금이 있습니다.”

- 꽤 많은 종류의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네요. 현재 장학금 사업 중 가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장학금은 무엇입니까?

“금년에 신설된 다자녀가구 장학금입니다. 최근 출생률 감소로 하동군의 인구가 매년 줄어드는 현실에서 인구 증대와 학부모들의 학비 경감을 위해 3자녀 이상 가구 장학금을 신설했습니다. 지난 8월 28일 한 가구 내 3자녀는 50만 원, 4자녀는 80만 원, 5자녀 이상은 100만 원을 지원합니다. 중학생 84명, 고등학생 110명 등 196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 고향 후배들 사랑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특별히 고향 후배들에게 장학 지원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하동군의 재정자립도는 7%입니다. 열악한 편이지요. 하동의 자녀들이 타 지역 중‧고‧대학교에 다니면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은데, 한정된 예산으로 밖에 지원되지 않아 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고향의 재정상태가 열악하더라도, 아이들의 꿈은 열악하지 않아야 하니까요. 우리 학생들은 모두 고향의 소중한 자녀들입니다. 고향의 청소년은 하동 미래 100년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가꾸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면서 하동의 뿌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한 뿌리를 키우는데, 아까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유독 기억에 남는 장학생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금남고등학교를 졸업한 2명의 장학생입니다. 한 학생은 갑자기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 부모 가정의 자녀이고, 또 한 학생은 법정 저소득층이나 성적이 되지 않아 자립 장학생에서 탈락된 학생이었습니다. 소식을 알고 나니 그냥 있을 수 없어, 제가 학생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을 지원해줬습니다. 근데 학생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직접 고맙다고 연락을 해오는 바람에 도리어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이제 대학교 1학년을 마쳤겠네요.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하동군장학재단이 생각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요.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지역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국가의 동량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고향을 사랑하며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인재라면 금상첨화겠죠. 가령 2004년 중학교 때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은 장학생이 지난 10월에 하동군에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자기가 받았던 장학금의 3배가 넘는 백만 원을 재단에 기부한 일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학창시절에 받았던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는데 동참하는 후배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고향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여러분들은 하동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자산이자 보석입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독서와 끊임없는 도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혁신의 아이콘, 젊음의 우상으로 불리는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서른 살에 해고되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의 CEO가 되었습니다. 고향의 사랑스러운 후배들도 새로운 꿈을 향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무한한 도전 정신으로 생활하기를 바랍니다.저도 고향 선배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학 사업을 확대하여 고향의 꿈나무들에게 내일을 향한 꿈과 희망에 날개를 달고 오를 수 있도록 희망의 사다리가 되겠습니다.”

 

이 이사장은 하동군장학재단은 물론, 적량면 장학복지회, 재부하동향우회 장학회까지 활동하며 2억 원이 넘는 장학기금을 쾌척해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솔선수범해야 기부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이사장. 그는 장학 사업은 물론, 고향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특히 고향 특산품인 녹차 100통, 배 200상자에 올해는 대봉감 100상자를 구입해 고향 농가 소득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이 이사장의 마음을 고향 주민들도 알아주는 것일까. 하동군장학재단에는 작은 금액을 꾸준히 출연하는 고향 주민들이 유독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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