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박중훈 경남교육감에게 듣는다
[신년인터뷰] 박중훈 경남교육감에게 듣는다
  • 장윤정 기자
  • 승인 2015.12.27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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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역점 추진 사업은.

=올해는 교육본질 회복 2년을 맞는다. 2016년 교육정책은 지난해 연장선에서 발전․심화해가면서, ‘현장 속으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우선 행복학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2016년에는 행복학교 21개교, 행복맞이학교 100개교, 행복학교 연구회를 30개로 확대, 운영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경남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 그리고 성찰, 소통, 공감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만족하는 민주적 학교문화를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맞춤형 지원중심의 학교지원센터 활성화로 학교와 교직원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학교 자체의 불필요한 업무와 행사를 줄여 교직원 업무 적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더불어 고교배정 방법 변경의 정착과 지원 확대를 통해 특수목적고나 특성화고에 비해 침체되어 있는 일반고등학교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배움중심 교실수업의 확대와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로 협력과 배움이 있는 수업, 학생이 행복한 교실을 실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교육경제공동체로서의 교육협동조합을 신설하여 나눔․배려․협동심을 키워할 것이다. 학생생활지도에 있어서도 징벌적 교육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통제와 처벌을 넘어 존중과 책임의 가치를 공유하겠다. 저의 역점사업인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함께하는 ‘책 읽어주세요’ 문화를 확산시켜 행복한 책읽기를 실천할 것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체험하는 생태환경교육과 다양성 교육을 강화해 갈 것이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고, 교원 정원을 감축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할 것인지, 교원 정원 감축으로 인한 어려움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잘 아시다시피 우리 경남은 농어촌지역 소규모학교가 많다. 하지만,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일률적 학생 수 기준에 의한 강제적 통․폐합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는 기준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분위기 및 교육적 판단도 중요하다. 소규모학교는 단순한 교육 공간만이 아닌 지역의 문화적․정신적 구심점이며 학교 구성원들이 강한 소속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공동체적 학습문화를 조성하고 작은 학교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복식수업, 상치과목 교사 배치 및 운영이 불가피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곤란하고 학생 수가 적어 한정된 특별활동만 하게 됨으로 인해 또래교육 및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통폐합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주민의 일방적 요구에 부응해도 안되고 교육적 판단만으로 사회의 구조나 문화적 전통을 흔들 수도 없다. 통폐합 논의 과정에서 이런 점들이 충분히 토의된 다음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저는 소규모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와 아울러 교육경비지원을 통한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하여 거점(기숙형)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올해 개교한 밀양 미리벌중학교와 내년 3월 개교예정인 고성 소가야중학교, 하동 한다사중학교, 거창 덕유중학교가 그것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등 도․농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농어촌 학교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학교통폐합의 대안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교원 정원과 관련해서 공립학교는 교육부가 학급 수와 학생 수를 고려해 경남 전체 교원 수를 정해 배정한다. 학교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정원 감축으로 발생하는 인원은 교원 재배치를 하면 된다. 다만 통․폐합되는 당해 연도에는 폐교되는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학교만기이거나 지역만기가 아닌데도 학교나 지역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보되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 내년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경남은 2013년 2개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해 2014년 50개교 시범운영, 2015년 237개교 전 중학교의 86%가 시범운영을 거쳐 2016년에 전면시행한다. 이미 87%의 학교가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기반이 다져졌고 또 그 확산의 추동력이 붙었다고 생각한다. 교육부에서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운영 계획안’을 지난 11월 25일 발표했다. 우리 도교육청에서는 이 안을 토대로 중학교교육과정 지침에도 반영하고 경남 자유학기제 시행 계획을 수립하여 자유학기제를 전면 도입한다. 지난 12월 9일 전 중학교 담담 부장선생님을 대상으로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운영 계획’을 안내하는 연수를, 12월 17~18일에는 전 중학교 교감선생님을 대상으로 시행 운영 계획을 안내했다. 또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월별 학사운영 일정을 논의와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이 연수가 끝나면 대상 학기(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중 선택)를 결정하고 단위 학교별 자유학기제 운영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 경남도와 학교급식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다. 난항 끝에 열린 실무협의에 대한 전망은.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경상남도와 무상급식 실무협의를 가졌습니다. 2015.11.19. 1차 협의를 통하여 지금까지의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제로베이스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가자고 양 기관이 합의하였습니다. 2015.11.30. 2차 협의를 통하여 현행법령, 규정 등을 기준으로 영남권 4개 시도 및 타 시도 지원 사례를 검토하고 지원기준, 지원범위, 분담비율 등을 협의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2015.12.11. 3차 협의에서 양 기관의 의견에 대하여 충분히 수렴하였으며, 협의과정에서 양 기관의 입장 차이가 있어 당장 합의점을 찾지는 못하였지만 우리 도교육청은 많은 학생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경상남도와의 협의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도와의 갈등이 무상급식 문제에 이어 누리과정 예산으로도 옮겨 붙었다. 현안을 두고 보수 도지사와 줄곧 대립하다가 지난달 첫 회동을 했는데 도와의 경색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향후 도와 관계 설정 방향은.

도지사와의 회동을 통해 무상급식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기를 바랐다. 회동 후 꾸려진 급식 실무위 구성과 역할에 대한 기대도 있다. 그러나, 실무위 진행 과정에서 현재까지는 경남도의 무상급식 실현의 의지를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향후 도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무상급식 문제 해법을 교육청 차원에서 깊이 고민할 것이다. 누리과정 문제는 미봉책이지만, 지난 12월 10일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2개월 치 240억 원을 교육청 예산으로 편성했다. 경상남도청과 우리 교육청은 비록 갈등을 빚고 있지만, 도민의 행복과 교육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파트너다. 경상남도와 여러 면에서 입장 차이가 커서 쉽지는 않겠지만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

- 경남형 급식 추진하기로 하고 대책위원회 출범했다. 경남형 급식의 정확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포함해 전반적 청사진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재는 어느 단계까지 추진됐는지.

=경남의 학교급식 전반에 대한 시스템 점검으로 경남형 학교급식 모델 구축하여 가장 안전하고 가장 건강한 학교급식을 실현하고자 경남형 학교급식 추진 대책 기구를 출범했다. 학교급식 대책위원회에서는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하여 5개의 실무분과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분과 영역으로는 식재료 구매체계 개선 분과, 건강식단 표준화 분과, 급식 인력 운영 분과, 식재료 품질 규격 표준화 분과, 학교급식 청렴분과로서, 현재까지 4차례 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추진하고 있다. 실무 분과별 타 시도의 급식 운영 현황 파악 및 분석을 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하여 우리 경남에 적합한 경남형 학교급식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주민소환 청구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은 어떻게 할 건지.

=교육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한 생각이다. 이번 소환 서명 또한 보수와 진보로 도민을 가르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 모든 문제를 이념적 대결로 끌로 가는 것은 본질은 왜곡된 채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지사를 소환하니 교육감도 소환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도민이 얼마나 동의할지도 의문이다. 이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학교를 챙기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교육감의 직분에 충실할 것이다.

 

- 유독 경남 교육현장에서 보수-진보간 대립이 큰 한 해였다. 이에 대한 평가와 도민에게 한 마디를 남긴다면.

=학생이 즐겁게 공부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는 데는 보수와 진보 간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방법이나 과정을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교육 자체의 논리보다 정치나 경제의 논리에 휘둘리거나 특정인의 정치적 욕심에 희생양이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도민이 박종훈 교육감에게 부여한 임무는 교육의 혁신이었다. 저는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전환,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교사문화, 민주적인 리더십이 존중받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교육관련 비리를 척결하고, 교육주체와 소통하여 함께 만드는 경남교육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미 경남교육은 변화가 시작됐다. 내년에는 좀 더 큰 변화, 보다 더 옳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 취임기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과 그 성과

=취임과 함께 교육본질 회복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그동안 주요 성과는 ▲교사 업무경감 ▲행복학교 운영 ▲배움중심수업으로의 전환 ▲학교지원을 위한 교육청 조직 개편 ▲안전 강화를 위한 담당 신설 ▲학력향상을 위한 제반 조치 ▲품성 교육과 학교 현장 중심 행정 등을 들 수 있다. 또 전국 최초로 학교지원센터와 대입정보센터를 설치하고 경남특수교육원도 개원했다. 지난 11월 행복학교 축제에서 행복학교 운영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교육가족들이 찾으셔서 흡족해 했고 행복학교 운영과 축제가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행복학교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만족도가 평균 88점이었다. 이번 설문조사 만족도에서 교사 91점, 학부모 87점, 학생 85점이었으며 향후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행복학교의 성과를 모든 학교로 일반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모든 학교가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7월부터는 현장 중심 행정을 위해 1학기에 지역교육청 업무협의회 20회, 2학기 ‘현장 속으로’의 일환으로 학교 방문 18회를 실시했다. 특히,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대표적 사업으로 500인 원탁 대토론회를 네 차례에 걸쳐 실시해 학생, 교사, 도민, 교장선생님들과 허심탄회하게 우리교육의 발전과 학생의 행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설득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틀 전 막을 내린 경남교육박람회도 학교 현장 중심에 초점을 두고 교육지원청이 지원했으며 관람객 10만여 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인원이 다녀가면서 경남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노력들이 상호적으로 작용하고 결실을 맺어 학생들이 점차 행복의 의미를 깨우쳐 가고 교사들은 자긍심을 갖고 교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가고 있다. 특히 학부모님들이 그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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