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기공석 국립대 총장과 교육부의 자기부정
[기자수첩] 장기공석 국립대 총장과 교육부의 자기부정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7.09.21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대 미임용 총장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총장을 임명하지 않아 공석중인 국립대는 공주대를 비롯 모두 9개교이다.

이들 학교는 총장 후보를 선출했지만 교육부가 뚜렷한 이유 없이 임명을 미뤄 장기간 총장 공석상태에 놓여있다.

교육부가 최근 총장 공석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총장임용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지만 이것 또한 오히려 학내 갈등을 부추기는 등 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제도개선방안의 골자는 대학이 총장선출 방식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기존 총장후보의 적격 여부를 대학에 통보해 주면 대학에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 차기 총장 후보를 결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같은 학내 의견수렴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1순위 후보와 그를 반대한 진영간 총장 자리 다툼은 불을 보보듯 뻔해 보인다.

실제로 40개월이 넘도록 총장 공석 상태에 있는 공주대의 경우 벌써부터 기존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라는 측과 다시 재투표를 하자는 측 간에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할 일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 갈등의 불씨를 대학에 던져놓고 알아서 끄라는 식이다.

사실 교육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뚜렷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그동안 9개 대학을 총장공석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정권이 바뀌자 이제 와서 슬그머니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것처럼 공을 떠넘겼다. 교육부 속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자신들이 거부했던 총장 후보자를 이제와서 적격자로 받아들여야 하는 자기 부정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면피에만 급급하는 동안 상아탑의 혼란과 갈등은 불가피해 졌다.

이러니 대학들이 교육부를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학은 대학에 맡겨야 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