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게임산업, "우린 즐기면서 공부하죠~”
국경없는 게임산업, "우린 즐기면서 공부하죠~”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7.09.10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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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대학을 찾아서] 상명대학교 게임학과

“본래 다른 대학 전기공학과에 입학했었지만 군대를 전역한 뒤 적성을 다시 찾아 상명대 게임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죠. 지금은 정말 만족하고 있고 졸업 후 가능하면 창업을 하고 싶습니다.”

“게임도 이제는 일종의 예술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만의 레이아크, 일본 스퀘어 에닉스 같은 훌륭한 게임업체를 설립해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서 부흥에 이바지하려고 합니다.”

지난 3월 말 상명대학교 게임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승(25)군과 김동우(20)군의 눈빛은 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상명대 게임학과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가운데 유일한 게임학과로, 미래 소프트웨어 산업 및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들을 키워내고 있다.

올해 정시 경쟁률 7.18대 1..수시는 최고 28.8대 1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 연매출은 이제 조(兆) 단위를 넘어서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대학 학과명에 ‘게임’을 명시한 경우는 전국을 통틀어 10여개 대학에 불과하다.

서울에서는 상명대가 유일하고, 경기권에서는 한국산업기술대에 게임공학부가, 홍익대 세종캠퍼스에 게임학부 게임소프트웨어전공 등 2개 대학에 학과가 설치돼있다. 그 외에는 호서대와 계명대, 영산대, 전주대, 중부대, 동명대, 동의대, 배재대 등에서 게임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상명대 게임학과 경쟁률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2017년도 게임학과 정시 경쟁률은 나군 수능전형의 경우 11명 모집에 79명이 지원, 7.18대 1을 기록했다. 수시모집에서는 상명인재전형의 경우 5명 모집에 144명이 지원했고, 선택교과 면접전형은 4명 모집에 103명이 지원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도 적지 않다. 올해 1학년에 진학한 외국인 유학생은 총 17명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전체 유학생 수는 47명에 달한다.

교수진도 화려하다. 게임기획 및 분석, 기능성 게임 관련 강의 담당인 이대웅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게임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장준호 교수는 소프트웨어(SW)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박소영 교수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AI(인공지능) 분야를 전공해 전산학과 자연어처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김석규 교수는 국내 3대 게임사 가운데 하나인 엔씨소프트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실제 경험이 녹아든 강의를 하고 있다.

입학생과 재학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도 다양하다. 신입생들의 경우 수시 및 정시모집에서 성적이 우수한 사람에게 등록금과 수업료 전액 또는 50%를 면제해주고, 재학생들에게는 성적장학금 외에 사회봉사 장학금, 성적 향상 장학금, 디딤돌 장학금 등이 지급된다.

게임학과에선 뭘 배우나

게임학과에서는 수학과 프로그래밍, 자료구조, 소프트웨어 공학 등의 공학 지식은 물론

기획과 심리, 콘텐츠 비즈니스 등의 사회과학 지식, 스토리텔링,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예술 지식을 모두 배우게 된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기획하고 설계, 개발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그래밍 기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감안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상명대 게임학과는 ‘감동을 주는 게임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년별로는 1학년 때 기초 프로그래밍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디자인, 3D 그래픽 소프트웨어 실습등 기초를 배운다면 2학년 때는 게임기획 및 분석, 게임소프트웨어 디자인, 기획서 작성및 프리젠테이션 등을, 3학년 때는 캡스톤 디자인과 게임 스토리텔링, 데이터베이스 등을 배우게 된다. 4학년에 올라가면 창업 프로젝트와 산업현장 인턴십, 게임성 평가 프로젝트 등 본격적으로 게임산업에 뛰어들기 위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과목들을 배운다.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이나 인문학 분야 재학생들과도 자주 교류한다. 매 학기마다 게임 프로젝트 제작 수업을 통해 팀원간에 서로 협력하는 경험을 늘리고, 다른 학과 학생들과 직접 교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재학 중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국제 게임대회 출전을 장려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상명대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프로젝트 수업에서 학생들이 선택한 자유주제로 게임을 개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게임’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입학한 학생들이 대부분인 만큼 자발적으로 밤을 새워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학기 말 랩실에 불이 꺼지지 않았다면 게임학과 학생으로 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같은 열정에 힘입어 실제 재학생들이 개발한 게임 박스마일 (Boxmile)은 지난 2015년 퍼블리싱 기업을 통해 상용화됐고, 구글 플레이에서 1만 다운로드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 2015년 한국과 네덜란드 등 8개 대학학생들이 참가한 제 3회 글로벌 게임잼에서는 대상과 최우수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2016년 대회에서는 최우수상과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G-STAR에도 2014년부터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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