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예술교육으로의 자리매김한 전주대성초등학교
마을예술교육으로의 자리매김한 전주대성초등학교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7.11.1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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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힘은 위대하다. 시대를 뛰어넘어 현재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곤 한다. 우리나라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판소리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 전주에 위치한 전주대성초등학교를 찾아가본다.

우리 전통 춤과 가락은 대중가요와 댄스에 밀려 점점 ‘낯선 문화’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일수록 전통 가락의 멋과 흥은 단순히 한번쯤 재미삼아 해보는 ‘체험활동’으로 인식될 뿐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전주대성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우리 가락이 마냥 흥겹고 친숙하기만 하다.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판소리’를 배우며 전통문화의 자부심을 마음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판소리 교육

전주대성초등학교는 2016학년도부터 ‘우리 소리를 찾아가는 저학년(1학년~3학년) 판소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주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판소리 한 가락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유네스코무형문화제로 선정된 판소리를 한 대목이라도 이해하고 불러, 우리의 전통문화를 바르게 알고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판소리 전문 강사를 채용하여 일주일에 2시간씩 체계적인 지도를 하고, 여름과 가을 2차례 지역주민을 초청하여 발표회도 가졌다. 특히 여름에 개최한 ‘여름 작은 음악회’에는 학생들의 판소리 공연은 물론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을 초청하여 수준 높은 국악단 연주를 공연하기도 했다.

판소리 교육은 학생들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우리 전통문화를 알아가는 역할은 물론 학생들 사이에 공동체의식을 돈독하게 했다. 전주대성초등학교 교장(이 승)은 “하나의 판소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어우러져 협동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친구들과의 ‘정’도 각별해졌다.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덤으로 따라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여름 작은 음악회

그렇다고 전주대성초등학교가 우리 전통문화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탬버린(1학년), 실로폰(2학년), 오카리나(3학년), 리코더(3학년), 하모니카(5학년), 난타(6학년)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악기로 멜로디 교육도 겸하고 있다. ‘전교생 1인 1악기 연주 발표회’ 역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한다.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주민에게 예술체험 및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밖에도 ‘도자기 빚는 마을예술학교’를 운영하면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통해 ‘놀이・예술・마을이 함께하는 마을예술학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뒤뜰 놀잇길 조성

전주대성초등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2016년에 조성된 ‘학교 뒷뜰 놀잇길’이다. 요즘 아이들은 놀고 싶어도 ‘놀 틈’이 없고, ‘놀 짬’이 없으며, ‘놀 벗’마저 없다. 그래서 각자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과 게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전주대성초등학교는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전북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놀이밥퍼’ 사업에 동참했다. 학교 구석구석, 아무 의미 없던 자투리 공간에, 아이들이 무심코 걸어 다니던 길 위에 사방치기・망줍기 등 여러 가지 전통놀이 수단들이 예쁘게 그려졌다. 학부모 자원 봉사자, 본교 5・6학년 학생, 교사들의 노력으로 탄생된 멋진 놀이공간을 아이들은 ‘벗’과 함께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에 신나게 누비고 다녔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존 로크(John Locke)의 말처럼 아이들은 게임 규칙 안에서 함께 이기는 법을 궁리하다보니 저절로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이 생겼다.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문제해결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향상되었다. 일상 속으로 들어온 놀이가 삶의 지혜를, 우정을, 인성을 키워 준 셈이다.

고누놀이(전래놀이 중 하나인 말판놀이), 망줍기, 사방치기, 비사치기 등 전래놀이 그림들이 예쁘게 그려진 전주대성초등학교의 교정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판소리 가락도 구성지게 들려왔다. 우리의 것을 배운다는 것은 균형 잡힌 글로벌 인재로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소중한 체험이 아닐까. 우리의 소리와 놀이 역시 글로벌한 시대에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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