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돈과 한국 돈의 교환가치(환율)는 어떻게 결정될까?
미국 돈과 한국 돈의 교환가치(환율)는 어떻게 결정될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7.11.12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원장기자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 진행자)

“7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4.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1,157.4)보다 3.1원 낮은 수준이다”

 

매일 듣는 뉴스다. 무슨 말일까? 달러화에 대한 우리돈 ‘원화’의 환율은 누가 어떻게 결정할까? 정답은 ‘외환시장’이다. 우리나라에는 ‘서울 외환시장’ 단 1곳의 외환시장이 있다. 이곳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달러화와 원화를 사고판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거래된다. 배추 팔듯이 달러화를 사고 판다.

 

달러를 파는 사람이 많으면, 달러값이 떨어진다(우리돈의 가치가 올라간다).

우리돈 ‘원화’를 파는 사람이 많으면, 원화값이 떨어진다(우리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돈의 값도 운동화나 배추값처럼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자유롭게 변하는 ‘변동환율제’다. 달러 수요가 높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수요가 낮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오늘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3원1전 떨어졌다는 말은 우리 돈의 가치가 3원 1전 비싸졌다는 뜻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우리 돈을 사겠단 투자자들이 많았단 뜻이다.

 

이렇게 자유로운 외환시장에 도입되기 전에는 각국의 환율은 달러화에 고정돼 있었다.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승전국 미국은 강력했다. 글로벌 경제의 힘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기울고 있었다. 갈수록 지구경제는 달러를 많이 사용하게 됐다. 유럽 국가들의 걱정이 커졌다. ‘미국이 달러를 무한 발행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라는 작은 도시에서 44개나라 연합국 대표들이 모였다. 그리고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본위제도에 합의한다. 합의 내용은 이렇다.

 

미국은 은행 곳간에 금 1온스가 생길 때마다 정확하게 35달러만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니 금이 더 없으면 미국의 달러발행은 제한된다. 미국이 제한된 달러만 발행할 수 있는 제갈을 물린 것이다. 이는 ‘누구든 미국 은행에 35달러를 가져오면 금 1온스를 준다’는 약속과 같다. 이제 미국의 달러발행은 제한될 것이다. 세계인들은 비로소 달러를 믿고 쓸 수 있게 됐다.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런데 이때부터 지구 경제를 책임진(?) 미국의 과소비는 본격화됐다. 유럽은 물론 일본이나 한국 같은 가난한 나라에 대한 지원이 많아졌다. 전쟁도 잦아졌다. 베트남전에 막대한 달러가 투입됐다.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무역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러자 열심히 수출해 달러화를 모으던 유럽 국가들의 의심이 커졌다. ‘미국이 과연 보유한 금만큼만 달러를 찍어내고 있을까? ‘우리는 열심히 수출해서 달러를 모으는데, 미국은 혹시 그냥 Green Back(녹색인 달러의 별명)을 찍어내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금태환 약속에 대한 의심이 커질 무렵, 바다건너 프랑스 드골대통령은 보유한 달러를 모두 금으로 바꿔올 것을 지시한다. 결국 1971년 여름, 닉슨 대통령은 미국의 곳간에 그만큼 금이 없다고 고백했다. 금보다 더 많은 달러를 찍어냈다고 고백한다. 금 교환권으로의 달러의 지위는 여기서 끝났다. 르레튼 우즈체계는 끝났다. 이때부터 세계는 교역을 하면서 자유롭게 자국의 화폐를 달러와 교환하게 된다. 변동환율제의 시작이다.

 

진짜 변동환율제의 시작(1971년)

물건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일수록 더 많은 달러가 자국 외환시장으로 흘러들어온다. 대부분의 국가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자국 화폐로 교환해 보관한다(삼성전자도 수출해서 번 돈을 대부분 국내 은행에 원화로 바꿔 보관한다. 그래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새 공장도 짓는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파는 사람이 늘어난다. 달러 값이 떨어지고 자국 화폐가치가 높아진다. 그런데 자국 화폐가치가 높아지면, 수출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자국에 유입되는 달러의 양이 줄고, 이번엔 자국 화폐가치가 내려간다. 이렇게 외환시장의 균형이 이뤄진다.

 

그런데 미국은 지구 최대의 무역 적자국가다. 적자가 쌓여간다. 고민하던 미국은 85년 뉴욕의 프라자 호텔에 당시 미국에 가장 수출을 많이 하던 일본을 부른다. ‘엔화의 화폐가치를 올리는 약속(프라자합의 Plaza agreement)’을 했다. 이제 미국과 일본이 링 위에서 교역을 할 때 일본은 더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해야한다. 이 약속은 이후 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에 결정적 도화선이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폐의 교환은 이렇게 반드시 자유롭게 시장원리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늘 힘의 원리가 작용한다. 그 뒤에는 기축통화 발행국가 미국이 있다.

 

“달러는 우리 화폐지만 당신들의 문제다- 존 코널리 미 재무장관”

 

30여년 전 미국과 일본의 화폐 힘겨루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파트너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백악관은 늘 미국에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 ‘중국’의 화폐가치가 못 미덥다.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가치를 내려 그 덕분에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한다고 믿는다. 중국을 압박한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보복을 하겠다고 엄포를 논다. 그 사정거리에 들어있는 우리도 들어있다. 어쩌면 그것은 지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세계 8번째로 많은 흑자를 남기는 우리의 필연이다. “달러를 그토록 많이 벌어가는데, 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가?” 미국은 오늘도 우리 외환시장을 의심한다.

 

환율은 우리돈과 외국돈의 교환비율이다. 그 비율은 수많은 변수로 결정된다. 자칫 달러가 너무 빨리 빠져나가면 ‘IMF 외환위기’같은 시련이 닥친다. 미국은 오늘도 계속 달러를 찍어낸다. 유통되는 달러의 양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우리 외환시장에도 달러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그 파도는 오늘도 밀물이 되고 썰물이 된다. 그렇게 우리 돈의 가치가 결정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