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업 2교사제’ 역풍... “교사들 현실성 없다” 비판
‘1수업 2교사제’ 역풍... “교사들 현실성 없다” 비판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7.08.06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초등 임용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1수업2교사제 조기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임용 절벽’에 맞선 교대생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현장 교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쏟아냈다.

교사들은 충분한 검토나 의견 수렴 없이 1수업 2교사제를 도입할 경우 교육현장에 갈등과 마찰만 커질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4일 서울교대생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1수업 2교사제 시행을 통해 초등교원 선발인원 증원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교육감은 이날 학생들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교원 임용수급 정책의 실패를 인정 한 뒤 "교육감의 명예를 걸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교육부장관을 만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육감은 이번 주 장휘국 교육감과 함께 김상곤 교육부총리를 만나 교사 증원을 위해 1수업 2교사제 조기 시행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교육현장에선 현직교사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직교사 A씨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정책이 하나씩 나오는데 과연 교육을 위한 것인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인지 답답할 때가 많다”면서 “1수업 2교사제는 학교를 교육의 장으로 보는지 일자리 창출의 장으로 보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현직교사 B씨는 “선생님들마다 교육철학과 학급 경영 방식이 다른데 서로 다른 방향을 지닌 두 교사가 있을 경우 학급 운영에 혼선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특히 “수업 중에 보조교사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말을 하는 바람에 신경이 쓰여 제대로 수업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고 “많은 교사들이 반대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현실적이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교사 C씨는 “교육당국이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면서 “아무리 좋은 것도 학교 현장에 들어올 때는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무작정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기만 한다면 학생들만 희생양이 될 뿐”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1수업 2교사제는 이미 현장에서 실패한 전례가 있다”며 교사 증원을 위한 명분은 될지 몰라도 실현 가능성은 낮은 정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수업 2교사제를 제대로만 활용하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새로운 교수법을 시행하거나 융합수업, 또는 학습부진학생 등 교사의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경우 1수업 2교사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전직 장학관 D씨는 “교수학습 방법은 학교와 교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학교의 상황과 학급의 상황에 따라 학교 구성원간의 협의에 따라 운영한다면 예상되는 갈등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