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센서에 인공지능을 심다!
사물인터넷(IoT), 센서에 인공지능을 심다!
  • 김민지기자
  • 승인 2017.08.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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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市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WWDC 2017’에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코어 ML(Core ML)’을 발표했다.

애플은 비전(Vision) API와 자연어처리(NLP, Naural Language Processing) API가 적용된 '코어ML'을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 11에 포함해 다양한 머신러닝 모델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직접 구동시킬 수 있다. 개발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에서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능을 개발할 수 있다.

애플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지 인식의 경우 아이폰에서 실행하는 것이 구글이 자체 개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 보다 6배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코어ML이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기기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속도가 현격하게 빠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개인 정보 걱정이 없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에 부합한다.

앞서 구글도 지난 5월 ‘구글 I / O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모바일 기기 환경에 최적화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버전인 텐서플로 라이트(TensorFlow Lite)를 선보였다. 인공지능에 특화된 모바일 칩을 개발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저전력으로 빨리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2016년 11월, ‘카페투고(Caffe2Go)'라는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를 선보였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이미지를 반 고흐나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의 예술 작품으로 변신시켜 주는 아트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카페투고 기능은 실시간으로 가능해 동영상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인공지능 구현은 머신러닝 연산 특성상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야 했다. 따라서 전송부터 응답까지 시간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필수적으로 인터넷이 연결되어야 하는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존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를 동일하게 적용해 스마트 기기에서 미리 학습된 머신러닝 모델을 탑재하고,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인터넷 연결 없이도 인공지능 기능을 온전히 사용자 경험(UX)으로 제공할 수 있고, 속도 또한 높이는 기술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전 세계 인공지능 분야 4대 천왕 중 한 명인 앤드류 응(Andrew Ng)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를 통해 “인공지능 연산이 클라우드에서 엣지(Edge)로 전환되고 있는 이런 새로운 변화는 사용자의 사물인터넷(IoT)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따라서 이러한 패러다임은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지고, 엣지 컴퓨팅 시대가 오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란 하드웨어와 가까운 위치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구현이 가능한 컴퓨팅 기기를 탑재한 기술이다. 기존 중앙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특히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자율주행차량이나 드론(무인항공기)의 경우가 좋은 예다. 이들 본체의 수많은 센서를 통해 엄청난 양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 또한 실시간으로 해야 한다. 이점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사물인터넷은 일상의 사물들이 센서를 통해 온도, 위치, 조명, 압력, 소리, 움직임의 변화 등 데이터를 추출, 연결, 분석, 관리하는 상호작용 과정이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은 센서가 필수적이다.

2014년 스탠퍼드대에서 열렸던 '1조 센서 서밋 (Trillion Sensor Summit)'에서 센서 관련 전문가들은 2024년에는 전 세계에 1조 개의 센서가 설치되고, 2036년에는 100조 개의 센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조개의 센서가 곳곳에 설치되겠지만 인터넷 연결 없이는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인도 연구소(Microsoft Research India) 마닉 바르마(Manik Varma)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인터넷 연결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패러다임은 센서 디바이스가 멍청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퍼 데켈(Ofer Dekel) 수석 연구원이 이끄는 미국 워싱턴 레이몬드(Redmond)와 인도 방갈로르(Bangalore) 연구소의 약 30 명의 컴퓨터 과학자들은 저전력, 신용 카드 크기의 컴퓨터인 10달러짜리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에 인공지능을 임베드(embed)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르마 연구원은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인공지능 기능이 멈추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며, “사실, 그것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라즈베리 파이 (Raspberry Pi)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크기의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로, 앞으로 쌀알 크기 정도로 1만 배나 더 작게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4년 미국 스탠포드대 전기공학과 아다 푼(Ada S. Y. Poon) 교수와 심장외과의 의학자들이 쌀 한 톨 크기의 마이크로이식장비(microimplants)를 개발하고, 동시에 인간 몸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 중거리무선전송(mid-field wireless transfer) 기술을 개발, 토끼나 쥐에 이식된 마이크로이식장비에 전원을 무선 전송 또는 충전하는데 성공해, 전 세계 의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또 2015년 미시건대학교의 전자컴퓨터공학(EECS)가 10년 동안 개발한 쌀 한 톨 크기의, 부피 1mm3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초소형 컴퓨터인 Michigan_Micro_Mote‬(M3)를 개발했다.

'스마트 먼지(Smart Dust)'라고 부르는 초소형 컴퓨터는 사물인터넷(IoT) 뿐만 아니라 생체인터넷(IoB), 산업인터넷(IIoT), 스마트홈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데니스 실버스텔러(Dennis Sylvester) 교수는 "수백 미크론까지 크기를 줄여 세포 안에 칩을 삽입할 날이 올 것"이라며,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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