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학이 성공하려면
통합과학이 성공하려면
  • 에듀프레스
  • 승인 2015.11.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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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통합과학’교과 신설이다. 통합과학은 자연 현상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주제(Big Idea)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됐다. 과학사적 측면에서 자연현상과 인간의 관계,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간 생활 이해 등에 주안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과학의 기본에 충실한 쉽고 흥미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 학생들의 학습 부담 완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통합과학은 중학교까지 학습한 개념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이 상당히 많이 도입되어 있고 융합 과학적 성격 때문에 학생이나 교사, 그리고 교과서 저자에 따라 학습 현장에서 느끼는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즉 경우에 따라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칠 수도 있고, 어떤 개념이나 중요한 발견이 이루어진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룰 수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다양한 학생의 수준에 맞으면서도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과서가 개발되어야 한다.

또 교원 양성 기관의 교육과정 개정, 그리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다양한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수가 이루어 져야 한다.연수의 형태는 많은 교사를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연수보다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교사가 한 팀이 되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식의 내실 있고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합과학을 전담하여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연수를 받은 교사는 누구나 통합과학을 담당할 수 있으나, 일반선택의 ‘물화생지Ⅰ’이나 진로선택의 ‘물화생지Ⅱ’는 각 전공교사만 담당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는 일반 선택과목이나 진로 선택과목에 우선적으로 과학교사를 배정한 다음, 학교 전체 평균 시수 미만의 교사가 통합과학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09 개정교육과정의 ‘(융합)과학’에서처럼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교사가 단원별로 나누어서 가르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합과학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과학기술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이공계 진로를 계획하는 학생들이 과학교과의 일반선택 및 진로선택 과목을 충실하게 이수할 수 있도록 편성․운영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즉 학생의 진로에 따른 교육과정 이수가 가능하도록 ‘선택과목’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이에 따른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진로에 적합한 선택과목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것만으로는 특정 과목으로의 선택 편중 현상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택과목의 편중현상은 대학입시에서의 유․불리에 따른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할 진로에 적합한 과목이 어떤 과목인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그 과목을 선택하면 대학 입시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은 진로적합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대학입시에서 유리하거나 최소한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대학과의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선택 과목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필요한 각 교과별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으로 선택 수능에 해당하는 교과의 경우 수능 대상 과목으로 권장하고 이수 단위는 5단위±2단위이며, 진로선택 과목은 교과 융합학습, 진로 안내학습, 교과별 심화학습, 실생활 체험 학습 등이 가능한 과목으로, 단위학교에서는 3과목 이상 이수하도록 편성해야 하고, 이수 단위는 5단위±3단위이다.

일반 선택의Ⅰ은 통합과학을 이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각각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기초 소양을 기르기 위한 과목이다. 따라서 진로 선택의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는 각각Ⅰ을 이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기술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Ⅰ을 기초로 하여 심화된 개념을 정량적으로 학습하도록 되어 있다.

사회 교과는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과목을 분리한 것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과학 교과의 경우 물화생지Ⅰ만 수능과목이 된다면 Ⅱ는 소홀히 다룰 수밖에 없어, 고등학교에서 과학 기술 관련 전공 기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과학교과는 Ⅰ,Ⅱ를 통합하여 일반 선택에 물리학(물리학Ⅰ+물리학Ⅱ), 화학(화학Ⅰ+화학Ⅱ),생명과학(생명과학Ⅰ+생명과학Ⅱ), 지구과학(직구과학Ⅰ+지구과학Ⅱ)을 편성하여 수능 대상 과목으로 권장하며, 진로 선택에는 과학사, 생활과 과학, 융합과학으로 편성하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통합과학의 학습 요소가 기존의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영역에 거의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고 단편 지식보다 줄거리가 있도록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학습량도 적정하고 교사의 강의 위주 수업보다는 스토리텔링식 수업이나 학생들의 활발한 수업 참여가 가능한 토론학습, 협력학습, 탐구활동, 프로젝트학습 등 다양한 교수․학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교사의 강의 위주의 수업보다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시키는 수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그런 수업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대학 입시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학 입시 문제가 출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김수겸 인천 안남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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