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학생수 급감, 대학구조개혁과 대학의 위기
[기자의 눈] 학생수 급감, 대학구조개혁과 대학의 위기
  • 나성신 기자
  • 승인 2017.03.09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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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9일 ‘2주기 대학 구조개혁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 개선방안 정책연구’는 그간 제기된 현장의 건의사항을 대폭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 구조개혁은 다가오는 위기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하여 추진된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 도래 등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기존 성장산업의 침체로 인해 성장잠재력 둔화가 예견되면서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가 절실해졌다.

실제로 박근혜정부 들어 물론 대학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이전에는 주로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정책을 통해서 대학들의 자발적 구조개혁 노력을 유인해 내려고 했었다.

예컨대 지원과 더불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가려내는 평가 정책을 통하여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유도해 내려고 한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하여 대학들이 대학교육 적령인구의 감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차등적인 정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관계자나 정부관계자 그리고 대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대학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하여 공감하지만 방법론에는 항상 문제를 제기해 왔다.

우선 대학들은 제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에 대하여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평가결과가 기대했던 대로 나온 대학들 중에는 그 결과를 널리 홍보하는 대학들이 있는가 하면 안도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평가결과가 기대와 어긋난 대학들 중에는 구조개혁 평가 자체를 비판하고 거부하는 대학들도 있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평가를 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평가는 그것의 쓰임새가 어떻든지 간에 평가받는 당사자들의 민낯과 속살을 외부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가 평가받는 당사자들에게 불편하게 여겨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는 평가 대상자들에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평가는 무엇이 모자라고 어떤 것이 넘치며 더 노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제 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결과 활용 여부에 관계없이 크게 보아 두 가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대학의 설립주체와 대학의 소재지에 따라 평가의 유․불리함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대학정원 감축비율이 국립과 사립, 수도권과 지방 등 대학 생태계의 구성비에 크게 어긋나지 않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개별 대학의 노력만으로 대학이 처한 구조적 불리함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일부 대학들이 설립주체나 대학의 소재지의 유리함에 기대어 혁신이나 개선의 노력을 소홀히 하거나 또는 그와 반대로 혁신이나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설립주체나 대학의 소재지의 불리함에 핑계를 될 수는 없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대학이 대학다운 대학으로 여겨지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여건, 프로그램, 성과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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